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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책이 제 인생을 구했어요
 
 
“아빠, 집으로 돌아갈게요.” 이 세 마디가 평온한 나의 세계를 뒤흔들어 놓았다. 나의 딸 에이미는 7년 전 그 애의 오빠 매튜가 자살한 직후 집을 떠나 샌프란시스코에서 살고 있었다. 7년 동안 우리는 전화 통화를 하고 편지를 주고받았다. 그 애가 가끔 집에 다니러 오면 함께 시간을 보냈지만, 그때마다 우리 사이에는 항상 긴장이 감돌았다. 에이미가 자랄 때 나는 직장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따금 ‘뚜껑’이 열리곤 했다. 그런 날이면 에이미는 내가 두려운 듯 늘 피했었다.

에이미는 10월이 끝나갈 무렵 자동차로 미국을 횡단해 집에 도착했다. 우리는 만나자마자 작은 문제들 때문에 싸우기 시작했다. 나는 앞으로 딸아이와 함께 사는 일을 잘해내지 못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 나는 은퇴 후라서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있었고, 에이미 또한 캘리포니아에 있는 출판사와 일하는 프리랜서 작가였기 때문에 주로 집에서 작업을 할 예정이었던 것이다.

나는 도시에 있는 학교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는 일을 그만두고 내 경험을 살려 책을 쓰던 중이었다. 많은 양의 초안을 완성했지만 원고에 상당한 편집 과정이 필요했다. 마침 에이미가 나를 도와주기로 하여,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씩 시간을 정해 수정작업을 해나갔다. 처음에는 몹시 힘들었다. 내가 쓴 ‘걸작’이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고 글의 구성을 많이 수정해야 한다는 점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함께 일하는 동안 몇 주에 걸쳐 에이미는 내 글이 돋보이도록 애를 써 주었고, 글을 잘 쓸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던 나는 훌륭한 스승인 에이미 덕분에 슬슬 자신감이 붙었다.

우리는 매주 화요일 오전 식탁에서 만났다. 나는 식탁 맞은편에서 원고를 거꾸로 보며 말하곤 했다. “이런, 보라색이 엄청 많구나(에이미는 원고수정작업을 할 때 보라색 펜을 사용했다).” 그러면 에이미는 말했다. “아빠, 대부분의 독자들은 어떤 사실 자체보다 어떤 상황에서 아빠가 어떻게 행동했는지 그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 해요. 글에다 아빠 자신의 실제 모습을 구체적으로 더 표현하세요. 대화 형식을 더 많이 사용해도 좋고요. 글이 점점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제 기준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나는 에이미가 “이 부분은 완결이에요”라고 말할 때마다 묘한 성취감과 전율을 느꼈다. 아울러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원고 외의 다른 많은 것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에이미는 오빠의 죽음으로 인해 우울증에 걸렸고, 이를 견디기 위해 술에 의존했지만 고통은 줄어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 역시 매튜의 죽음을 이겨내려 어떻게 노력했는지 이야기했다. 나는 에이미와 함께 일하는 동안 여러 번 눈물을 흘렸다. 우리의 작업은 포옹하며 끝나는 경우가 많아졌다. 우리는 편집자와 작가의 관계에서 아버지와 딸의 진정한 관계로 진화했던 것이다. 편집 과정이 거의 끝나갈 무렵, 어느 날 에이미가 말했다.

“아빠의 책이 제 인생을 구했어요. 그동안 저는 이 세상에 가치 있는 일이 과연 있는지 회의에 빠져 있었거든요. 지난 6개월 동안 제가 할 수 있는 것으로 아빠를 도운 일이 저에겐 큰 힘이 되었어요!”

에이미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혀 있었다. 나는 가슴이 먹먹해져 한참 후에야 말문을 열 수 있었다.

“에이미, 너 역시 내 삶을 풍요롭게 해주었단다. 글쓰기에 대한 너의 애정과 인간에 대한 사랑이 나에게 깊은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어. 넌 정말 멋진 편집자야. 그리고 세상 그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내 딸이란다.”

2년 전 나는 은퇴의 기로에서 많은 고민을 했었다. 조기 은퇴 수당을 받으면 경제적으로는 걱정이 없겠지만 은퇴 후 생활이 막막하고 두려웠다. 나는 주말에 산에 가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나는 크고 강인해 보이는 나무가 많은 아름다운 산길을 따라 걸으면서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의 구절을 떠올렸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나는 어딘가에서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하리라.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덜 다닌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나는 내 인생의 갈래 길에서 사람이 덜 다닌 길을 택했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딸아이를 만났던 것이다.


- 『가족,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 중에서
(잭 캔필드, 마크 빅터 한센 지음 / 이상 / 240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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