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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전체가 슬픔에 잠기던 날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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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체가 슬픔에 잠기던 날
엔진이 점화되면서 우르르 울린다. 우주 왕복선이 공중으로 치솟아 발사대를 떠날 때 울려
퍼지는 굉음이 사람들의 가슴을 터질 듯 고동치게 한다. 발사 때마다 늘 그렇지만, 지켜보는
이의 가슴은 감동으로 벅차 오른다. 모든 희망, 모든 꿈과 기도, 하나 하나가 더해져 올라간
다. 챌린저는 서서히 티 한 점 없는 창공을 뚫고, 아름다운 원을 그리며....
1986년 1월 28일, 나는 우주왕복선 ‘챌린저호’를 발사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미 항공
우주국의 특무 비행 51-L의 우주왕복선 발사 책임자로서, 나는 카운트다운에 관련된 모든
일을 진두지휘했다. 엔지니어, 기술자 및 과학자들이 내게 보고를 했다. 기상 정보와 우주선
자료를 비롯하여 지구 곳곳에서 중요한 정보가 속속 내게로 모두 전달됐다. 우주왕복선이
비행 준비가 됐는지 최종 판단을 내리는 사람은 수백 명의 조언자를 둔, 바로 나였다.
우리는 오전 11:38:00에 정식대로 발사를 했고 우주선은 부드럽고도 천천히 좌우로 흔들리
며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를 떠나 계속 상승해 나갔다. 함께 일한 모든 사람이 이룬 노력의
결실이 ‘챌린저호’와 그곳에 탄 승무원과 함께 우주 공간 속으로 솟아오르는 것을 나는
자랑스럽게 지켜보았다.
그러다가, 고도 11마일, 비행경로 진행 9마일, 비행 시간 73초 시점에서 로켓은 연기가 나
며 폭발하더니 곧이어 불덩이가 솟구치면서 완전히 박살나 버렸다. 무언가가 엄청나게 잘못
되었던 것이다. 나는 절망적인 심정으로 하늘을 세밀히 살피면서 비상탈출용 비행체가 원을
그리며 케네디 센터로 착륙하는 모습을 찾아내려고 애썼다. 스코비 사령관이 참사가 일어날
것을 예견하고 본체로부터 안전하게 떨어져 나왔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안심시켰다. 그러나
염려했던 대로 헬리콥터가 바다로 급히 날아가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엔지니어인 내 직감
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 벌어졌음을 알았다.
발사실에 있던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도저히 믿기지 않는 충격 속에 앉
아 승무원들이 다치지 않았으면 하고 기도했다. 나는 내 손을 주먹으로 사정없이 내리쳤다.
‘왜요? 왜, 주님? 왜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까?’ 나는 꽉 쥐고 있던 주먹을 풀었다. 일 순
간 모든 것이 낯선 곳으로 곤두박질쳐 버린 것 같았다. 과학기술의 완벽성과, 인간의 노력
그 자체의 완벽성에 대한 나의 믿음은 산산이 부서져 버렸던 것이다.
참모들을 회의실로 부르는 내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낱낱이
찍은 비디오테이프와 모든 통신 내용 그리고 모든 자료를 챙겨 들고는 외부와의 접촉을 끊
었다. 폭발 장면이 우리의 의식을 마비시킬 정도로 텔레비전 모니터를 틀고 또 틀었다. 그날
저녁, 기자 회견을 할 때쯤에는 통제실에 있던 수십 명의 사람들이 단언컨대 필름의 모든
장면과 수많은 데이터를 모두 암기했음에 틀림없었다.
몇몇 다른 동료들과 함께 나는 발사팀을 위로하고 있는 부시 부통령 옆에 서 있었다. 우리는
레이건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연설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결코 그들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오늘 아침에 본 그들의 마지막 모습도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자신들의 여정을 앞두고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고는 하나님께서 스스로를
드러내신 그 모습에 접하기 위해 지구의 험악한 속박을 빠져나가던 그들을 말입니다.”
그날 밤 낙심하고 완전히 탈진한 상태로 우리는 그 힘든 일을 다시금 시작했다. 우리는
쉬지도 않고 먹지도 않은 채 명쾌한 답도 거의 못 얻으면서도 계속해서 몇 시간이고 일했었
다. 일생일대의 과업이었던 그 모든 것에서 엄청난 좌절을 경험하고, 우주선에 있던 사랑하
는 일곱 친구를 잃었으며,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가려내기 위해 계속 기다리던 그날, 우리는
밤 11시에 우리 모두에게 얼마간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리고 모든 사람을 집으로
돌아가도록 했다.
텅 빈 도로를 따라 집으로 차를 몰면서 나는 발사에 이르기까지 그 며칠 동안 일어났던
모든 사건들을 다시 더듬어보았다. 우리는 기상과 장비 등에서 문제가 빈발하는 바람에 애
를 태워야 했다. 발사 바로 전날에도 핵심적인 감지 장치와 지상 하드웨어가 작동이 되지
않았다. 또한 발사대에는 거대한 고드름이 생겼다. 나는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될 때까지 카
운트다운을 보류하기로 결정했었다.
발사팀과 지상 지원팀은 카운트다운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그날 밤늦게까지 바쁘게 움직이
며 강행군을 했다. 태양이 대서양 위로 떠올랐을 즈음, 영하의 온도였으나 공기는 따뜻해지
고 있었다. 발사하기에 완벽한 날씨였고, 우리는 예정보다 세 시간밖에 지연되지 않았었다.
나는 발사 지역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4.8킬로미터 떨어진 B발사대에서 발사하는 것에 대해
스코비 사령관과 스미스 조종사와 함께 농담을 주고받았던 것을 기억했다. 우린 마치 전체
조작을 순식간에 진행할 수 있는 것처럼 농담을 했었다. 그들 두 사람은 나와 가까운 친구
들이었다. 스코비가 우주왕복선을 북쪽 발사대에서 발진시키는 것에 동의하면서 웃던, 그의
낯익은 웃음소리가 다시 떠올랐다.
모든 시스템 진행합니다.
주요 엔진 시동 가동합니다.
십 초 전, 구 초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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