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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법대생들과의 평화 수업-조지타운 로스쿨
 
 
“우리가 아이들에게 평화를 가르치지 않는다면 누군가 우리 아이들에게 폭력을 가르칠 것입니다.” 나는 이런 믿음으로 소년원과 중ㆍ고등학교, 대학교 등에서 근 20년 동안 평화와 비폭력을 주제로 한 ‘평화 수업’을 해오고 있다. 이번 수업은 조지타운 로스쿨에서 열렸는데, 나는 이 수업을 위해서 지난주에 미리 학생들에게 도로시 데이에 관한 책을 읽어 오라고 했다. 『잣대는 사랑이다』, 『빈곤과 하층계급』, 『이 돈은 우리의 것이 아니니』 등은 내가 좋아하는 책으로 이 책들을 읽을 때면 도로시 데이를 처음 만난 1962년 그때가 떠오르곤 한다.

그때 나는 조지아 주의 트라피스트 수도원에서 수도자들과 함께 살고 있었는데, 수도원장이 도로시 데이를 수도원으로 초청해서 강의를 부탁했다. 도로시 데이는 빈민과 함께 살면서 그들을 섬겼고, 뉴욕 남동부 지역에 노숙자를 위한 <환대의 집>을 직접 운영하면서 구제와 자비의 생활을 실천했는데, 2000년에는 <환대의 집>이 무려 85개가 넘었다.
그날 수도회에서 열린 도로시 데이의 강연은 부드럽게 이어졌고, 머리를 짧게 깎은 수도사들은 그녀의 말에 진심으로 동의하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녀는 솔직히 털어놓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도 그녀가 아주 쉽게 설명하면서도 수도원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메시지를 던졌던 그 순간이 생생히 기억난다.

“이곳에 계신 신부님 그리고 형제 여러분, 트라피스트 수도회의 이미지에 너무 매달리지 마십시오. 사람들은 트라피스트 수도사들이 새벽 2시에 일어나고, 불을 때지 않는 방에서 잠을 자고, 고기와 달걀을 먹지 않고, 수도원 안에서만 생활하며, 말을 삼가면서 조용히 손으로 말하고, 수도회 농장에서 몸소 일을 하고, 가족과 떨어져 지낸다는 까닭만으로 여러분을 하느님의 거룩한 사람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여러분은 그런 생각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사실 여러 가지 면에서 여러분은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일종의 보호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먹을 음식과 입을 옷, 잠잘 곳이 이미 보장되어 있습니다. 몸이 아프면 가톨릭 병원에서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여러분은 잘 갖춰진 도서관도 있고, 먹는 음식은 농장에서 딴 신선한 것들이며, 기도하고 묵상할 수 있는 시간도 충분합니다. 여러분들을 귀찮게 하는 어린아이도, 십대 아이도, 벌어 먹여야 할 사람도 없습니다. 여러분이 죽게 되면 장엄한 위령 미사가 거행될 것이고, 무덤에 고이 안치될 뿐 아니라 천국에 가는 것도 보장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것을 고단한 삶이라고 하시겠습니까?”

나는 수업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평화주의와 사회정의에 대한 도로시 데이의 헌신적인 노력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고 싶어, 내 강의를 짧게 끝낸 후 아서 래핀을 강단에 세웠다. 그는 도로시 데이의 삶에 대해 가장 잘 전해줄 수 있는 사람으로, 도로시 데이가 운영했던 ‘가톨릭 노동자의 집’에서 10년 동안 살았다. 그는 매일 봉고차를 몰고 나가 주변의 식당과 빵집, 식료품 가게를 돌면서 팔리지 않고 남은 음식들을 얻어다 도시 빈민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금요일이면 평화주의 운동가들과 함께 백악관 앞에서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그는 이라크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는데, 이라크 병원을 찾아가 미국의 경제제재로 죽어가는 어린아이들과 그 고통을 함께했다. 그들이 겪는 고통이란 대부분의 미국 사람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는 미군기지와 핵무기 저장소, 군수 사업체, 의회 등에서 시민 불복종(그는 이것을 ‘시민 저항’이라고 말한다) 운동을 하다가 몇 년 동안 70차례 이상 붙잡혀 교도소에 6차례나 갇혀 있어야 했다.
이날 학생들은 호기심 때문인지 경외심이나 놀라움 때문인지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학생들은 반전운동으로 붙잡히고 감옥에 갇히는 것으로 이어진 그의 지난 삶에 대해서 아서 래핀에게 궁금한 게 많았다. 학생들이 질문했다.

“선생님은 그 평화운동이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내가 판단할 문제가 아닙니다. ‘성공적이었다’는 말보다는 ‘충실히 헌신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거부하셨던 법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켜야 할 법률과 거부해야 할 법률을 개인이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법 이전에 양심의 문제입니다.”


로스쿨에서 지내다 보면 학생들은 강사들의 수준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는 놀라운 후각을 갖게 된다. 아마도 학생들은 아서 래핀이 지금까지 만나본 어떤 강사보다도 꾸밈없고 진실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끝으로 아서는 사형에 반대하는 자신의 입장을 밝혔는데, 평화주의자인 그로서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그 다음에 이어진 그의 말은 학생들을 숙연하게 했다.

“몇 년 전 저의 형 폴이, 내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형이 살해되었습니다. 형이 노동자 무료 급식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던 중 일어난 사고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형을 죽인 사람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장례식 미사 때 우리 가족은 형을 죽인 그 사람을 용서해 달라고, 그리고 그가 정신과 치료를 받고 나을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학생들은 강의실을 나서면서 아서에게 와 줘서 고맙다며 아낌없는 감사를 전했다.

- 『19년간의 평화수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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