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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잡은 것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하라
 
 
나는 오래 전부터 수화통역사가 되려는 꿈을 꾸었고, 거의 10년이라는 세월을 들여 유능한 통역사가 되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힘든 일이었지만, 말하는 사람의 생각과 감정이 내 손을 통해 뻗어나가고 청각장애인의 눈에서 실제로 이해하는 빛을 볼 때 내 수고는 보상받고도 남았다. 쌍방 간의 채널 노릇을 통해 일반인이 청각장애인 개개인의 가치와 재능, 재치와 유머를 알아 가는 것 또한 좋았다. 정말 진정한 만족감을 주는 일이었다. 꼭 돈으로 대가를 받지 않아도 따뜻한 포옹이나 집에서 만든 식사 대접만으로도 나는 만족을 느꼈다.

그리고 그 일이 일어났다. 점심을 먹으러 시내 식당으로 차를 몰고 가는 중이었다. 남편은 운전을 하고 나는 조수석에 앉아 음악을 들으면서 창밖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다 쾅! 목이 몸에서 떨어져 나가는 듯한 강한 충격이 느껴졌다. 우리 차는 몇 바퀴를 굴렀다. 나중에 알고 보니 휴대전화 통화를 하며 운전하던 젊은이가 빨간 신호등에서도 내달리다가 우리 차를 들이받은 것이었다. 우리는 등과 목에 심한 통증을 느꼈지만 다른 데는 괜찮은 것 같았다.

경찰보고서 작성에 협조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을 때는 그저 사고의 충격 때문일 거라고 치부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기억하는 일에 곤란을 겪었다. 방송국에서 아주 간단한 통역 일이 잡혀 있었는데 나는 머릿속의 생각을 손으로 옮길 수가 없었다. 수화 기호를 찾아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의사는 내게 사고로 뇌를 다친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영구적일 수도 있으며, 오직 시간만이 결과를 알려줄 수 있다고 했다. 나는 통역 일을 그만두고 내게 답을 줄 시간을 기다렸다.

나는 내가 하는 일로 정의되는 사람이었다. 내 일이 내가 존재하는 이유였다. 나는, ‘만일 내 일을 뺏기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괴로워했다. 답을 찾는 길고 힘든 시간이 이어졌다. 나는 매일 라디오를 듣거나 텔레비전을 보면서 힘들게 얻은 내 능력, 나의 존재의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매번 실패에 부딪혔다. 나의 능력은 영원히 사라진 것 같았다. 일상생활에서도 고통을 받았다. 생각의 전후는 잊어버리고 오직 중간 토막만 말하는 것이다. 방에 들어가면 무엇 때문에 방에 들어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이 시기는 한편으로는 과거의 내 자신보다 좀 더 나은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자극의 시간이기도 했다. 나는 영적인 도움을 얻으러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수화통역을 제공하는 교회였는데, 그 교회에 나오는 여러 청각장애우들과 영적인 교감뿐만 아니라 사회적 교류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이었다. 예배는 즐거운 찬송가로 시작되었지만, 8명의 청각장애인이 앉아 있었음에도 강단의 수화통역사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그 순간 무엇인가가 빨리 달려 나가서 그 자리에 서라고 나를 끈덕지게 떠다밀었다. 나는 ‘상처 입은 두뇌’를 들먹이며 머뭇거렸지만 청각장애인들의 답답해 하는 표정을 보았을 때 시도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찬송가의 리듬이 아닌 빠르게 뛰는 내 가슴의 리듬을 따라 무대로 올라갔다.

무대에 서자 음악이 귀로 파고들었다. 노랫말은 도전처럼 내게 다가왔다. 많은 관중을 바라보자 겁에 질린 머리가 멍해지는 것 같았다. 두려움이 엄습했다. 하지만 청각장애인들의 이해한다는 눈빛을 보았을 때 놀랍게도 내 손은 허공으로 올라가 자유롭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손가락에 생명이 있어 그들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곧이어 설교가 시작되고 그 아름다운 뜻과 말이 나를 통해 전해졌다. 내 손으로 공들여 표현한 소리는 청각장애인들의 가슴과 마음속에 고이 내려앉았다.

예배가 끝나고 몸집이 큰 남자가 내게 다가와 수줍게 말했다. “나는 그다지 종교적인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건 말해야 할 것 같아서요. 당신이 수화를 할 때 뭔가 당신 주위에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보았고요.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똑똑히 보았습니다.”

그날 일어난 일이 기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내가 유일하게 아는 것은, 다른 사람을 위한 봉사를 통해 우리 자신을 치유할 길을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젠나 카셀

- 『내 인생을 바꾼 기적의 치킨 수프, 잭 캔필드의 선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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