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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 위의 영국 신사
 
 
파리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영국 사람들의 관심은 과연 누가 올림픽의 꽃인 육상 100미터 경기에서 조국에 금메달을 안겨 줄 것인지에 모아졌다. 국내 예선 결과 스코틀랜드의 에릭 리들이 영국국가대표 금메달 유망주로 떠올랐다. 그러나 올림픽에 출전한 그는 자신의 주 종목인 100미터 예선 경기가 공교롭게도 일요일로 잡혀져 있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 에릭은 경기 일정표를 확인하자마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말했다. “저는 주일에는 달리지 않습니다!” 중국 선교사였던 부모님 밑에서 성장한 에릭에게 있어 그것은 매일 밥을 먹고 숨을 쉬는 것과 같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던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영국육상연맹이 발칵 뒤집힌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커다란 충격에 휩싸인 스코틀랜드와 영국 국민들은 조국을 버린 배신자이고 광신도라며 맹렬히 비난하기 시작했다. 믿음 안에서 이루어진 결정이었지만 사랑하는 조국의 국민들로부터 받는 냉소와 비난은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고 참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향해 야유를 보내는 사람들의 소리에 조용히 귀를 막았고, 이내 평온한 마음을 되찾았다. 그의 마음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던 약속은 그가 사랑했던 친구나 이웃, 혹은 사랑하는 조국 스코틀랜드보다 더욱 소중했다.

에릭이 불참한 100미터에서는 다행히도 에릭의 동료 선수였던 헤럴드가 금메달을 따 조국에 영예를 안겼다. 그리고 이어진 400미터 경기. 이 종목은 예선에서 이미 두 개의 세계신기록이 수립될 정도로 치열하고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다.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미국의 호레이셔우 피치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준결승을 통과했기 때문에 결승전은 피치의 독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400미터 경기에 별로 경험이 없던 에릭이 준결승전에서 보여준 기록은 결승전에 진출해 있는 다른 선수들의 기록과 비교해 한참 뒤져 있었다. 게다가 불리하게도 제일 바깥쪽 구간에 출발 배정을 받았다. 그 당시는 요즘과 같이 트랙 안배를 해서 각자 자기 구간을 달리는 게 아니라, 출발 신호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유리한 안쪽 트랙을 차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파고드는 경기를 치러야 했다. 그러나 에릭은 이런 모든 상황에 동요하지 않았고 평소 하던 것처럼 나머지 참가 선수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최선을 다하자는 말을 잊지 않고 덧붙였다.

“탕!” 출발을 알리는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에릭은 쏜살같이 앞으로 달려 나갔다. 첫 번째 코너를 돌았을 때 선두를 달린 것은 다름 아닌 에릭이었다. 중간 지점을 통과할 때도 에릭은 2위로 달리던 미국의 피치와 두어 걸음 정도의 간격을 두고 있었다. 사람들은 에릭이 금세 뒤로 처질 거라고 예상하며 숨을 죽였다. 육상 테크닉을 조금만 알아도 400미터 경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력 질주할 수 없음을 알기에 사람들은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에릭의 뒤를 바짝 따르던 피치는 에릭을 따라잡기 위해 마지막 힘을 다 쏟아 부었다. 에릭이 이대로 무너지느냐, 아니면 기필코 해내느냐는 남은 50미터에 달려 있었다.

마침내 마지막 결승선을 앞두고 에릭은 머리를 하늘을 향해 뒤로 젖히고 턱을 앞으로 내민 채, 마치 물에 빠진 사람처럼 두 손을 하늘 높이 쳐들고 휘두르는 그의 전형적인 폼으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결승 테이프를 끊었다. 올림픽 사상 가장 감동적이며 극적인 승리를 연출해내는 순간이었다. 그라운드는 온통 열광과 흥분의 도가니였다. 전광판에 ‘세계신기록’이라는 글자가 번쩍거리고 장내 아나운서가 금메달리스트 에릭 리들의 이름을 호명하자 관중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눈물을 흘리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시상식이 끝나고 인터뷰 때 한 신문기자가 물었다. “어떻게 해서 그런 놀라운 스피드를 중반 이후에도 계속 유지할 수 있었습니까?” 그러자 에릭은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비결은 간단합니다. 처음 200미터는 힘껏, 저의 최선을 다해 빨리 달렸고, 나머지 200미터는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더 빨리’ 달릴 수 있었던 것뿐입니다. 그렇기에 제가 누리는 월계관의 영광은 최선을 다한 모든 선수들의 것입니다.”

나중에 에릭은 파리 올림픽을 회상하면서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100미터 경기를 포기하고 그 대신 400미터 경기에 대비한 훈련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때에야 나는 비로소, 신기하게도 400미터가 나에게 정말로 딱 맞는 종목임을 발견했지. 하나님께서 그렇게 인도해 주시지 않았다면, 400미터에 출전한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을 거야. 트랙에서 최선을 다해 뛸 때, 나는 하나님이 나를 향해 기뻐하시는 게 느껴진다오.”

에릭을 아는 옛 동료선수들은 에릭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얼굴에 잔잔한 기쁨이 넘쳐난다. 그리고 모두들 입을 맞춘 듯이 에릭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빈 것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라고 이야기한다. “에릭은 우리들에게 단지 라이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트랙 위의 영국 신사였지요. 늘 안쪽 트랙을 양보하고 자기는 가장 불리한 바깥 트랙에서 뛰었어요.” “에릭이 워낙 빠르다 보니 우리는 항상 그의 뒷모습만 바라보며 뛰었는데, 에릭은 확실히 어떤 영감을 가지고 뛰는 것 같았습니다.” “에릭은 대중들의 환호와 인기에 자신을 내맡기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았지요. 그의 가슴에 살아있는 순박한 인간미는 겸손 그 이상의 아름다움이었습니다.”

- 『완전한 순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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