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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부르는 희망의 노래 ‘사운드 오브 하트’
 
 
음악은 힘이 있고 그 음악을 통해 변화된 사람들의 삶 역시 힘이 있습니다. 음악을 통해 변화된 한 가족의 이야기 ‘사운드 오브 뮤직’이 70년 가까이 생명력을 유지하며 세계인들에게 감동으로 기억되고 있는 가운데, 여기, 21세기의 아프리카 케냐에서 또 한 편의 ‘사운드 오브 뮤직’ 이야기가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라니 어린이합창단은 수도 나이로비의 쓰레기가 유입되는 고로고초(스와힐리어로 ‘쓰레기장’) 마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알프스의 푸른 언덕 대신 코를 찌르는 악취와 매캐한 연기가 가득한 슬럼가, 귀족 가문의 일곱 아이들 대신 대를 물려 반복되는 가난의 그늘에서 웃음은 물론 ‘내일’이라는 말의 의미도 잊고 살아가던 아이들이 21세기에 새롭게 쓰여지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새로운 배경과 주인공들입니다.

이 기적 같은 일의 시작은 임태종 목사가 고로고초의 마을을 방문한 어느 날 맥없이 쓰레기장에 주저앉아 있는 한 아이가 눈에 들어오면서부터였습니다. 아이는 초점을 잃은 눈으로 멍하니 앉아 쓰레기를 뒤지다가 무엇이든 손에 잡히는 대로 입으로 가져가고 있었습니다. 먹는 날보다 굶는 날이 더 많았던 듯, 작고 작은 몸집의 아이였습니다. 순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충격과 고통이 그의 몸을 훑고 지나갔습니다. 분명 하나님이 주시는 ‘아픔’이었습니다. 아이를 지으신 하나님 아버지의 아픔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로 그 충격과 아픔을 넘어 무언가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라는 압박감이 그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메마른 마음으로 잠시 방황의 시기를 이어가던 그에게 찾아온 격한 아픔은 ‘열정’의 또 다른 이름이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모든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당장 먹을 것이 없고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음악’은 너무나 다른 세계의 이야기였습니다. 운 좋게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라 해도 계이름을 모르고 제대로 된 음정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배고픔을 달래고 당장 부는 바람을 막을 집을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늘 내가 먹을 빵보다는 여러 사람이 함께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겠다는 의지, 당장의 바람막이보다는 오래오래 튼튼하게 견디는 집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을 키워내는 게 이 일에 동참한 사람들의 가장 큰 비전이자 꿈이었습니다. ‘합창단’이 뭐 하는 곳인지도 모르던 고로고초 마을 사람들에게 빵도 집도 아닌 ‘노래’를 가지고 다가갔던 것은 바로 이런 ‘미래’를 현실이 되게 만드는 힘이 ‘노래’에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보다 더 안 좋을 수는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절망의 한계를 새록새록 경험하는 날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루가 가고, 한 달이 가고, 일 년이 흐르는 사이, 어느새 그 절망은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진실한 마음(Heart)으로 다가가 사랑(Love)을 나누자 그 밭에서 희망(Hope)이 싹튼 것입니다. 아이들의 변화된 모습이 그에게는 가장 커다란 희망의 증거였습니다. 에이즈와 가난, 소외감, 무기력에 빠져 기본 생존권마저 포기했던 아이들이 선한 눈망울과 천사의 목소리로 희망의 메시지를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희망은 더 큰 비전을 품는 발판이 되어 주었습니다. 빈 소년 합창단처럼, 또는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처럼 세계에서 인정받는 합창단을 만들자던 꿈이 이제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격을 향한 꿈으로 그 폭과 깊이가 넓고 깊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음 졸이며 기다렸던 창단 공연은 지라니 어린이합창단을 일약 유명인사가 되게 해주었습니다. 힘든 연습 시간을 꾹 참아낸 아이들이 진정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케냐 최대의 경축일인 자치정부수립기념일, 나이로비 대통령궁에서 한국 민요 ‘도라지타령’이 은은히 울려 퍼졌습니다. 믿기지 않을 정도의 아름다운 선율이었습니다. 슬럼가 아이들의 해맑고 당당한 모습에 관객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더 큰 꿈을 품고 한 걸음 더 내디뎌보기로 했습니다. 한국으로, 그리고 미국으로!

난생 처음 비행기를 타고 다니면서 치른 공연들은 대성공이었습니다. 모두들 희망을 이야기했습니다. 전염병으로 털이 숭숭 빠진 새들이 상공을 날고 있는 고로고초 마을의 쓰레기장, 그 한가운데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는 아이들이 동영상 화면으로 비춰질 때는 관객석 모두가 숨죽이며 눈물을 훔쳤습니다. 쓰레기장을 배회하며 본드에 취해 있거나 멍하니 주저앉아 있는 아이들의 영상이 지나갈 때면, 모두들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살면서 웃을 일이 있을까 싶고, ‘내일’을 꿈꾸는 일이 가능할까 싶은 그곳에서 온 아이들이 마음으로 불러주는 노래는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영혼을 만지는 손이 있다면, 그 순간 35명 아이들의 천상의 목소리가 바로 그 손의 모습일 터였습니다. 그 목소리는 관객석 구석구석까지 내려와 한 사람 한 사람 영혼을 어루만지며, 아무리 참혹한 절망의 상황에서도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할 희망의 끈이 있음을 부드럽게 속삭여주고 있었습니다.

- 『내일은 맑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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