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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가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다른 존재’, 즉 타자가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찰스턴 항구에 노예선이 처음 들어오고 나서 4세기를 지나는 동안 정말 몇 안 되는, 생각 깊고 영웅적인 극소수의 백인이 한두 번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이를 끝까지 밀고 간 이는 한 사람밖에 없다. 47년 전 텍사스 출신의 백인 존 하워드 그리핀은 누구도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해냈고,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을 해냈다. 그는 흑인이 되었다. 피부과 전문의의 협조를 받아 색소 변화를 일으키는 약을 먹고 강한 자외선에 온몸을 쪼였다. 이 과정에서 심한 고통을 겪었지만 그는 마침내 ‘해냈다.’ 마지막 마무리로 머리를 삭발하자 정말 중년의 중후한 흑인이었다.

그러나 거울을 들여다보는 순간 그의 정직한 태도는 바로 입증되었다. 그가 거울 속에서 본 것은 웬 낯선 남자의 얼굴이었다. 대머리에 인상이 사나운 시커먼 흑인이 거울 속에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그 모습을 보고 예상치 못한 반감을 가졌다. 오랫동안 머리로 억눌러 온 감정적인 편견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그는 이렇게 썼다. “무엇보다도 끔찍한 것은 이 낯선 존재에 대해 내가 어떤 동료의식도 느낄 수 없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이미 일은 벌어졌고, 되돌릴 수 없었다.” 그랬다. 거울 속의 낯선 사람은 다름 아닌 ‘타자’였다. 이는 모든 문화가 자기와 다른 문화의 얼굴 위에 덧씌우는, 틀에 박힌 사고방식의 무서운 가면이었다.

“이후로 나는 극단적인 차별에 노출되었고, 때로는 인종차별의식에서 비롯된 노골적인 ‘증오의 시선’을 받아야 했다. 인종차별이 개인의 자질이나 특성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피부색을 근거로 한 것임이 입증된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분명한 진실이 있다. 깊은 본질에서 보았을 때 인간성은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본질적으로 다른 인간 종족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우리의 반응 태도를 볼 수만 있다면 우리는 차별이 얼마나 불공평하고 모순덩어리인지, 모든 편견이 얼마나 비극적이고 비인간적인 행위인지 깨달을 것이다.

“나는 흑인으로 살면서 과거의 묵은 상처가 치유되고 모든 감정적 편견이 깨끗이 씻겨나간 것을 깨닫고는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흑인 가정에 7주간 머무는 동안, 39년을 살아오면서 머리로만 알던 것을 난생 처음으로 감정적인 차원에서 경험했기 때문이다. 가족 안에서 모든 인간은 사랑하고, 아파하고, 자신과 자기 아이들을 위한 인간적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그저 존재하고, 필연적으로 죽는, 이 모든 동일한 근본 문제에 똑같이 부딪힌다. 오랫동안 내 안에 들어 있던 감정의 찌꺼기들, 편견, 부정, 수치심, 죄의식은 ‘타자’가 결코 다른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몸으로 깨달음으로써 모두 씻겨 나갔다.

“실제로 우리와 그들, 나와 너라는 이분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보편적인 ‘우리’만이 있을 뿐이다. 연민을 느끼고 모두를 위한 평등한 정의를 추구할 줄 아는 능력으로 한데 결합된 인간 가족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니 무고한 사람이 고생하는 것을 보고 어떻게 인권 옹호자가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처럼 검은’사람이란 바로 우리와 같은 인간을 의미한다. 문화의 감옥문을 열 수 있는 열쇠는 오로지 이것뿐이다.”

그가 이런 인식을 한 데에는 자신이 그런 조건과 대면하게 되었던 사건의 궤적을 한참 더듬어 올라가야 한다. 그는 법적으로 시각장애 판정을 받고 18개월 후에는 빛에 대한 지각능력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는 수도원으로 들어갔고, 1947년, 하나님의 계시를 경험한다. “이 계시는 그동안 내가 깊이 빠져 있던 불가지론에서 나를 꺼내어 하나님의 세계로 이끌었다.” 그리고 그해 수난일에 그리핀은 완전히 시력을 상실한다. 시력을 잃고 살았던 10년 동안 그리핀은 ‘타자’가 된다는 게 어떤 것인지 경험했다. 사람들은 그를 장애인으로 보며, 시각과 관련 없는 면에서도 열등할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1957년 1월 9일, 아무런 예고도 없이 그리핀은 눈에 불그스레한 빛이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각을 다시 찾은 영광스런 선물을 받고 그는 무척 놀랐다. 그리고 자신이 앞을 보지 못했던 것은 하나님의 뜻과 관련된 문제라고 받아들였다. 한 가지 목적을 위해 그를 영혼의 긴 밤 속으로 던진 것도, 그의 회복이 신비한 빛을 보는 체험을 시작으로 나타난 것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영적 차원이 밑바탕이 되어, 어떤 개인적 희생을 치르더라도 모든 사람에 대한 평등한 정의를 추구해야 한다는 동기를 키웠다.

“이를 직시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없다. 깊은 확신을 정면으로 바라보겠다고 마음먹고 어떠한 수치가 따르더라도 이런 확신에 따라 행동하는 것, 때로는 마음에 원함이 없을 때에도 이 행동을 계속하는 것, 이보다 더 어려운 것은 없다. 그러나 이 일은 해야 한다. 너무도 아름다운 것인 ‘정의’에, 그리고 너무도 끔찍한 짓인 ‘증오’와 ‘경멸’ 앞에 우리 자신을 의도적으로 철저하게 내맡기기로 결심해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알고 있다. 어쩌면 이미 그렇게 했는지도 모른다. 다짐하고 행동에 옮겼는지도 모른다.”

- 『블랙 라이크 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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