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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새가 바람에 하늘거리면 우포의 철새가 몰려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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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friday 지음/중앙M&B/2003년 4월/181쪽/9,000원)
창녕의 진산 화왕산은 해발 757m로 그리 높지 않은 편인데, 정상의 대평원 한가운데에는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장부의 뚝심처럼 꿋꿋이 서 있는 억새가 천지로 피어 있다. 연한 갈색을 머금은 억새밭은 하얀 꽃을 맘껏 피우고 나그네를 부른다. 억새는 11월 중순까지 절정을 이룬다. 억새밭에 가르마처럼 난 등산로를 걷노라면 힘든 산행은 어느새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고 나그네의 마음은 평원처럼 넓어지며 무념의 세계로 빨려든다. 바로 화왕산이 지닌 마력이다.
창녕 사람들 사이에선 ‘화왕산에 불이 나야 창녕이 번창한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그런 까닭에 3년에 한 번 정월 대보름날 5만 평의 억새밭은 불길에 휩싸인다.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불꽃이 세상을 뒤덮는다. 왜 화왕산을 ‘불의 제왕’이라 일컫는지 알 만하다.
창녕이 여느 여행지와 그 느낌이 사못 다른 데는 문화 유적이 큰 몫을 한다. 창녕 읍내는 다른 지방 소도시와 다르지 않으나 무엇인가 고풍스런 멋을 풍긴다. 산 중턱을 가로지른 산성, 작은 동산을 연상시키듯 올망졸망 나열된 고분들. 경주를 축소해 놓은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자연 생태계가 살아 있는 국내 최대의 자연늪 우포. 우포늪, 목포늪, 사지포늪, 쪽지벌 등 4개의 늪이 합쳐진 면적만도 여의도와 맞먹는 70만 평이나 된다. 온갖 종류의 풀, 나무, 곤충, 물고기, 그리고 새들을 품에 안은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다. 늪에 반쯤 밑동을 담그고 있는 나무들은 원시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Editor’s Pick
화왕산 갈대제 - 가을 억새를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코스는 창녕여중을 거쳐 도성암을 지나 정상에 오르는 길. 천천히 걸어도 4시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다. 매년 10월 초 열리는 갈대제 때 산상에서 펼쳐지는 야간 횃불 행진과 정월 대보름에 행하는 억새 태우기 행사는 창녕이 자랑하는 불의 제전이다.
Travel Information
· Sleep
저녁에 출발해 차량 정체가 심할 때는 김천에서 쉬는 것도 한 방법이다. 김천에는 김천관광호텔, 김천그랜드관광호텔 등이 있고, 창녕에는 목화장여관, 창녕장여관, 한성장여관 등이, 부곡온천지구에는 온천을 곁들인 호텔과 여관이 많이 있다. 레이크힐스호텔, 현대호텔, 한성호텔 등.
· Drive Route - 중부내륙고속국도→창녕IC→24번 국도→창녕
첫날은 무리하지 말고 읍내의 유적지를 둘러보면서 분위기를 익히는 것이 좋다. 또 즐거운 여행길이라도 무리한 운전은 금물. 특히 야간 운행은 피로가 심하니 추풍령을 넘어 김천에서 1박을 하고 이른 아침에 창녕으로 향하는 것이 좋다.
- 『금요일에 멀리 떠나는 여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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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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