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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력 만점, 프랑스 ‘샤모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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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기 전 모두 ‘주변 둘러보기 산책’에 나섰다. 이른 아침이라 제법 쌀쌀하였다. 정원이 딸린 2, 3층 목조 주택들이 길을 따라 늘어서 있었다. 창문틀에는 어김없이 꽃 화분이 장식되어 있어 마을을 생기 있고 아름답게 만들었다. 전형적인 유럽 마을이었다. 마을을 조금 걸어 내려가자 빙하수가 흐르는 하천이 나타났다. 그것은 흰빛이 도는 짙은 회색이었다. 폭이 약 5m쯤 되는 이 하천은 수량이 풍부하여 거센 물소리가 났다. 이 물이 모두 산 위의 눈 녹은 물이라고 생각하니, 겨울철의 적설량이 짐작되었다.
우람한 나무들에 에워싸여 있는 작은 호수와 가이앙 자연암장을 지나 마을에 도착했다. 그러고는 빵집에서 바게트샌드위치와 크루아상을 샀다. 바게트샌드위치는 치즈, 토마토, 햄을 넣은 담백한 맛이었고, 크루아상은 입안에서 감미롭게 녹는 맛이 좋았다. 아침 산책을 마치고 우리가 묵었던 샤모니의 게스트하우스 ‘알펜로제’로 돌아오니 이미 더운 열기가 퍼져 있었다.
우리는 모두 배낭을 다시 꾸려 ‘바렛 캠핑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서둘렀다. 오전 11시쯤 걸어서 도착한 ‘바렛 캠핑장’에서 텐트를 칠 장소를 안내받았다. 하루 사용료는 1인당 6.10유로. 캠핑장은 그다지 넓지는 않아 보였으나 잔디밭에 누워서도 사방 봉우리를 바라볼 수 있는 입지였다. 주위를 둘러보니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오전의 느긋함을 즐기고 있었다.
1767년 스위스의 자연과학자 ‘오라스 베네딕트 더 소쉬르’는 식물채집을 위해 샤모니 마을에 도착했다. 당시 샤모니는 외부와 거의 고립된 심산 산골마을이었다. 식물학자였던 그는 새로운 종의 식물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샤모니 마을에 도착한 그는 제일 먼저 해발 2,526m의 브레방 산을 향했다. 브레방에서 고산식물 채집에 열을 올리던 그는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가 매력적인 봉우리를 발견하게 되었다. 하얀 눈으로 둘러싸인 채 웅장하고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으며, 산을 에워싼 산봉들과 펼쳐진 풍광 또한 조화롭기 그지없었다. 높이 솟은 이 봉우리를 중심으로 펼쳐져 있는 산봉우리들의 파노라마는 가히 여태껏 그가 보지 못한 장대한 풍광이었다. 몽블랑(Mont Blanc), 불어로 ‘흰 산’이 세상에 알려지는 첫 순간이었다.
샤모니 시내로 들어서면 광장이 있는데, 광장의 오른편에는 몽블랑 초등에 성공했던 ‘미셸 가브리엘 파카르’와 ‘쟈크 발마’의 동상이 있다. 동상은 오른팔을 들어 손끝으로 몽블랑 봉우리를 가리키고 있다. 그들이 마의 산 몽블랑 정상 등정에 처음으로 성공하고, 1901년 등산철도가 샤모니까지 연결되는 것을 계기로 산악인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후 샤모니는 국제적인 산악 도시, 리조트 도시가 되었다.
우리는 몽블랑 지도를 펼쳤다. 알프스가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3국의 국경에 걸쳐 있다는 사실만 눈에 들어왔다. 샤모니에 거주하는 한국 산악인 허긍렬 씨는 ‘설사 길을 잃어 다른 코스를 걷게 되어도 아름답다’며 우리를 안심시켰다.
‘투르 드 몽블랑, TMB(Tour de Mont Blanc)’ 일대는 표고 800m부터 3,000m 사이로 남녀노소 누구라도 즐길 수 있게 되어 있다. 쉬운 코스에서 난이도가 높은 수많은 트레일이 거미집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다. 350km에 이르는 다양한 루트가 160개나 된다. 트레킹 도중 계획했던 코스를 바꾸어도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산장과 레스토랑들이 코스마다 적절한 지점에 자리 잡고 있어 물과 음식 등을 먹고, 쉬어가게 되어 있다.
프랑스의 샤모니에서 출발하여 이탈리아, 스위스 3개국에 걸쳐 있는 250km를 제대로 완주하려면 약 2주일이 소요된다. 우리는 샤모니에서 출발하여, 이탈리아와 스위스를 거쳐 8일 후 다시 샤모니로 돌아오는 코스를 선택하였다. 160km를 걷는 코스였다. 이 코스는 알프스를 조망하여 즐길 수 있고, 산악 마을 특유의 풍물을 두루 음미할 수 있는 트레일이었다. 푸른 리본과 같은 강과 경작지로 둘러싸인 오래된 마을과 유적, 중세의 고성, 경우에 따라 독특한 전통문호가 남긴 다양한 이벤트와 계절 축제도 구경하고 즐길 수 있다고 한다.
- 『알프스를 걷다』 중에서
(나두리 지음 / 책나무 / 256쪽 / 12,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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