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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칩워, 누가 반도체 전쟁의 최후 승자가 될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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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상태에 놓인 한국 반도체
최근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기 위한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 수위가 점점 높아지면서 글로벌 반도체업계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칩4 동맹(한국·미국·일본·대만 반도체 협력체)을 통해 반도체 산업 공급망을 개편하려는 미국의 참여 요청을 한국은 거부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한편으로 이는 한국의 거대한 시장을 잃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긴박감 넘치는 반도체 산업 70년 역사
반도체는 오늘날 정치, 경제, 군사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역사학자인 크리스 밀러가 저술한 『칩워』는 반도체 산업의 태동부터 미국과 중국 간의 반도체 패권 대결, 한국과 대만, 일본, 실리콘밸리의 치열한 기술 경쟁과 미래 전략까지, 반도체 산업의 70년 역사를 긴박감 넘치게 그려내고 있다.
오늘날 한국, 대만 등 동아시아가 최신 반도체 생산 거점이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1960년대부터 실리콘밸리의 반도체 생산 기업들은 더 싼 가격으로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노동조합도 없고 저임금 노동자가 풍부한 동남아시아로 향했다. 일본은 천재일우의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반도체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다.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과 은행권으로부터 사실상 무한대의 대출을 지원받은 일본 반도체 기업들은 초저가 전략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했다. 1980년대에 이르자 세계 반도체 시장은 일본기업들에 의해 완전히 장악되었고 실리콘밸리는 죽음의 골짜기가 되고 말았다. 일본은 이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대국이 되었고 미국의 최첨단 무기는 일본의 칩에 의존하고 있었다. 미국은 의심하기 시작했다. ‘기술력으로 세계 1등이 된 일본이 과연 군사력에서 2등의 자리에 만족할까?’
이 상황에서 실리콘밸리는 일본보다 훨씬 더 저렴한 공급원인 한국에서 답을 찾았다. 실리콘밸리는 한국의 삼성에 기꺼이 최고의 기술을 전수하고, 삼성이 메모리 칩 시장의 선두주자로 떠오르도록 도움으로써 일본 경쟁자들의 공격을 무력화했다. 단순한 논리였다. 적의 적은 친구였다. 대만 역시 마찬가지였다. 결국 미국의 일본 견제 덕분에 오늘날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산업이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제 중국이 거기에 끼어드는 것을 미국은 결사적으로 막아서고 있다.
이 책은 이처럼 반도체를 둘러싼 복잡한 세계 상황을 기술 및 산업 측면에서뿐 아니라 정치와 경제 그리고 군사적 측면까지 포괄해 마치 한 편의 첩보 영화처럼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철저하게 미국의 관점에서 다루고 있어 반도체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의 속내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다.
- 북코스모스 대표 최종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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