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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 금융 12월 북리뷰] 새로운 시각으로 미래를 대비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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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한 해 운세 또는 미래를 미리 알고자 한다. 이렇듯 우리가 미래를 궁금해하는 이유는 미래에 일어날 문제에 대해 조금이나마 지혜롭게 대처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미래를 안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특히 오늘날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앞으로 살아갈 세상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는 기술 발전을 통해 미래의 모습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는 있다.
미래연구가이자 (사)유엔미래포럼 대표인 박영숙이 세계적 미래학자들과 교류하며 접한 정보와 지식을 토대로 저술한 『미래는 어떻게 변해가는가』는 앞으로 우리가 직면하게 될 미래의 모습을 미리 살펴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2014년부터 2130년까지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정치, 경제, 사회, 기술 발전,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게 될 일들을 시간대별로 그려내고 있는 이 책을 독자들이 보다 쉽게 이해하고 더욱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도록, 특히 우리의 관심을 끄는 주요 분야를 중심으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건강한 삶과 수명 연장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개막식에서 두뇌 제어 외골격 로봇을 입은 전신마비 장애인이 개막 시축을 하는 모습이 전 세계에 중계되었다. 이제 머지않아 걷지도 못했던 사람들이 두뇌로 제어되는 외골격 로봇을 입고 걷고 공을 차는 등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017년에는 인공 치아 임플란트가 사라지고 줄기세포를 이용해 치아를 성장시켜 상한 치아를 대신하고, 2019년에는 생체공학적으로 만든 인공 안구가 등장해 퇴행성 시력 상실 환자에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의 절반 이상이 고령화되는 2020년대에는 알츠하이머 치료 기술이 개발되고 줄기세포를 이용해 자신의 장기나 뼈를 성장시켜 이식함으로써 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빨리 변하는 미래사회에 대한 불안으로 우울증이 급증하여 2030년에는 건강이 좋지 않아 조기 사망하는 인구보다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로 조기 사망하는 인구가 더 많아진다. 2060년에는 냉동 보존되었던 인간을 완전히 소생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2080년이 되면 인공 장기, 인공 안구를 이식하고 인공 피를 수혈받으며 인공 팔다리로 교체함으로써 인간과 기계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융합 시대가 오게 된다. 2100년에 이르면 인간의 뇌에 인공 지능을 이식해 지능을 확장하고 모든 지식과 정보는 뇌로 직접 다운로드된 뒤 분석되어 인체의 신체 능력과 융합되는 트랜스 휴먼이 등장한다. 이런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데 두려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미래에는 노화의 비밀이 풀리고 의학과 생명공학이 발전하여 인간의 수명이 매년 1년씩 늘어나 2130년이 되면 평균 수명이 200세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 지구 온난화와 지구 변화
지구 온난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됨으로써 2020년이 되면 빙하는 불모의 바위만 남기고 사라지게 되고, 해수면 상승으로 2026년이 되면 몰디브는 바닷속으로 가라앉는다. 유럽과 아프리카가 기후 변화로 기근을 겪는 반면 러시아는 동토가 녹으면서 식량 강국이 될 것이다. 2040년이 되면 제주도와 서해안 새만금 등에서 토지가 가라앉는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2060년이 되면 지구의 평균 기온이 20세기보다 평균 3℃ 증가하면서 열대성저기압이 지중해를 폐허로 만든다. 2092년이 되면 남극 대륙의 일부가 지금의 알래스카, 스칸디나비아의 기후와 비슷해져 이 새로운 기회의 땅에 이민자가 몰려 각 인종과 대륙의 문화가 융합된다. 22세기에 들어서면 해수면 상승으로 세계의 많은 도시가 침수되고 홍수 방어도 불가능해지면서 도시와 국가가 바다 위로 옮겨간다.
▲ 자동차 및 열차
2014년 구글 연구팀이 내놓은 무인차량은 110만km 무사고 기록을 세웠다. 2019년이 되면 모든 차량이 무선으로 연결되어 잠재적인 위험이나 장애물을 운전자에게 경고해주는 자동 충돌 제어 시스템이 완성될 것이다. 그리고 2035년이 되면 인공 지능 센서와 통신 네트워크로 구동되는 무인자동차 시대가 열리고 이동하는 차량 간의 소통이 이루어져 훨씬 더 빠르고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다. 2024년에는 고속 운송 시스템인 ‘하이퍼루프(Hyperloop)’가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퍼루프는 승객이 탑승한 캡슐 형태의 열차가 부분 진공 상태를 유지하는 철제 튜브 안에서 공기 쿠션을 타고 달리는데, 최고 시속 1,220km로 로스앤젤레스에서 샌프란시스코를 3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2050년에는 시속 6,000km의 자기부상열차가 완성되어 서울에서 뉴욕까지 2시간대에 이동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우주 개발
2020년 NASA는 화성 탐사 로봇 시리즈를 보내 화성을 면밀히 탐사함으로써 2030년에는 인간을 화성에 보낼 계획이다. 또한 2020년대에는 제트 엔진을 장착한 우주왕복선이 개발되고 우주 관광 비용은 1인당 50만 달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30년대 중반에는 달 표면에 최초의 유인기지가 세워져 달에서 사람이 살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2059년이 되면 여러 국적의 과학자 집단이 화성으로 이주하고 최초의 민간 관광객이 화성에 도착할 것이다. 탄소 나노 튜브로 만든 우주 엘리베이터의 완성으로, 인류는 달에 대규모 인간 거주지를 건설할 것이다.
▲ 인공 지능의 진화
2014년 유진 구스트만이라는 인공 지능이 초보적 단계나마 튜링 테스트(turing test)를 통과했다. 튜링 테스트는 기계가 인간과 얼마나 비슷하게 대화할 수 있는지를 판별하는 테스트를 말한다. 2029년에는 인공 지능이 튜링 테스트를 완전하게 통과하여 많은 기업들이 실제 인력을 인공 지능으로 대체함으로써 발신자 통화 대기와 감정노동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2040년대에는 인간의 두뇌에 인공 지능이 결합되어 감각 경험을 가상 현실로 바꿀 수도 있게 된다. 특히 인공 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시점을 ‘싱귤래리티(singularity)’, 즉 기술적 특이점이라고 하는데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이 시점을 2045년으로 보았다. 이때가 되면 인간이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기술을 발전시키게 된다. 그리고 2049년이 되면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가진 로봇이 등장해 일상의 자연스러운 일부분이 된다. 22세기에는 공상과학영화에서처럼 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모습을 갖춘 로봇, 즉 휴머노이드가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에게 도움을 주지만 한편으로 인간과 휴머노이드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 인류에게 두려움을 안겨줄 것이다.
▲ 정치ㆍ경제ㆍ사회
2020년에는 700년 이상 지속되어왔던 은행 시스템이 붕괴의 조짐을 보이는데 그 시발점은, 바로 애플의 아이폰6에 탑재된 디지털 월렛(전자지갑)이다. 신용카드와 전자화폐를 아우르는 만능 전자지갑 기능을 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아이폰 속에 들어 있어 아이폰만 있으면 모든 결제가 가능해진다. 현금 및 신용카드의 사용이 현저히 줄어들게 되어 카드사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화폐 발행 역시 줄어들 것이다. 2030년대 말이 되면 미국과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제조업이 소멸되고 로봇, 자동화 및 3D프린터가 제조업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2020년대에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복지 예산의 증가로 인해 한국도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잃어버린 영원’이 될 것이다. 이로 인해 국내 대기업들은 신용평가 등급 하락과 함께 본격적인 추락이 시작될 것이다. 한편 인터넷을 통해 외부 세계의 변화를 접한 북한 주민들의 대규모 탈북 등으로 인해 북한에 급작스런 변화가 일어나는데 그것은 통일이라는 형태가 될 수도 있고 어쨌든 남북한의 경제가 붕괴되는 엄청난 혼란으로 다가올 것이다. 현재 70억 명의 세계 인구가 2040년대에는 약 90억 명으로 늘어나 인류는 더 많은 물과 식량을 필요로 한다. 2060년대에는 기후 변화에 의한 재난으로 재보험회사들이 위기를 맞게 되어 재보험에 대한 기준이 변화되거나 보험회사들이 국유화될 것이다.
2050년이 되면 세계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된다. 정치·경제·사회 구조의 일부가 완전히 변해서 자본주의의 지배적인 경제모델은 남아 있지만 무소유와 공유경제가 주류가 된다. 특히 자원 부족이 심각해 소비문화가 최초로 제한되고 붕괴하며 신사회주의식 배급, 조합의 시대로 넘어간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불황이 지속되어 세계 국가의 절반이 파산 상태가 된다. 경제적 재앙에 직면해 자국 통화를 포기하는 나라들이 속출하고 전자화폐의 사용이 늘어나며 세계 단일 통화로 급격히 넘어간다. 세계 단일 통화와 초고속 진공 열차 등 교통수단의 발달로 국경이 무의미해지며 결국 어느 나라 국민인가보다 어느 도시에서 살며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가 중요해진다. 부(富)는 극소수의 상위 계층에 집중되고 대부분의 부는 가난한 사람들의 복지 부양에 사용된다. 하지만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에 의해 도시는 슬럼화되고 부유층들은 자국을 떠나 해상도시로 향한다.
이상과 같이 이 책이 그리고 있는 미래의 모습은 인간의 물질문명이 최대한 꽃을 피워 인류에게 보다 건강하고 편리한 삶을 안겨주는 희망적인 부분도 있지만 한편으로 기후 변화, 에너지와 식량의 고갈, 세계적인 경제 불황, 극심한 빈부 격차 그리고 인조인간의 등장 등 두려운 면도 많아 전체적으로 암울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역사가 아놀드 조셉 토인비가 말했듯이 인류는 계속하여 문제에 부닥치고 그러한 도전에 맞서 응전함으로써 인류 역사를 발전시켜왔다. 이 책에서 예측하고 있는 것처럼 인류는 미래에도 수많은 문제들에 직면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인류는 그 문제들을 지혜롭게 극복해 지금보다 더 풍요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최근 인간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는 혜성에 탐사 로봇을 착륙시켰다. 탐사선이 10년 8개월간 우주 공간을 65억km나 날아가 마침내 목표로 삼았던 혜성의 표면에 안착한 것이다. 유럽우주국(ESA)은 태양계 탄생의 비밀을 풀기 위한 이번 혜성 탐사를 20년 전부터 준비해왔다고 한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인간의 응전의 모습을 보면 우리가 살아가게 될 미래의 모습이 결코 어둡지만은 않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과 기업 그리고 국가 모두 미래를 새로운 관점에서 보고 슬기롭게 대비해나가야 한다. 미래를 조망해보고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는 훈련은 미지의 상황에 대처하는 힘을 길러준다. 미래를 살핀다는 것은 결코 미래에 일어날 일을 맞춘다는 말이 아니다. 다양한 관점과 폭넓은 이해력으로 현상을 살핀다는 의미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일에 대해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창의적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 미래에 어떤 위험이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면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 대비하면 된다. 대비하는 위험은 이미 위험이 아니다. 미래는 분명 위험과 함께 무궁무진한 기회도 내포하고 있다. 미래가 어떻게 변해가는가를 미리 생각해보고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하는 훈련을 지속해나간다면 미래는 보다 희망찬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전국은행연합회 월간 《금융》 12월호 북리뷰 기고글입니다.
『미래는 어떻게 변해가는가』
(박영숙, 숀 함슨 지음 / 교보문고 / 344쪽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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