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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필하 / 흐름출판 / 368쪽 / 16,000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조직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리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역사상 아무리 강대하고 융성했던 제국이라도 리더가 무능하거나 잘못된 결단을 내릴 때 그 제국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1970년대 삼성의 이병철 회장은 자신의 뒤를 이어 삼성을 이끌어갈 후계자를 낙점해야 했다. 처음에 이병철은 당연히 장자인 이맹희를 후계자로 앉히고 자신은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삼성의 조직은 균열 조짐을 보였다. 결국 이병철은 차남인 이창희마저 배제하고 삼남인 이건희를 후계자로 결정한다. 그리고 이건희는 삼성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킨다. 삼성의 오늘의 모습을 보면 이건희를 선택한 선대 이병철 회장의 안목과 결단은 탁월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리더란 조직의 흥망성쇠를 가르는 핵심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건희는 선진국을 배워야 한다는 아버지의 명령에 따라 어린 시절부터 일본에서 공부해야 했다. 이때 그는 일본의 역사 드라마를 수십 번 반복해 보면서 오만한 오다 노부나가, 과욕을 부린 도요토미 히데요시, 은인자중(隱忍自重)하며 자신의 때를 기다리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리더십을 접했다.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서 자신이 나아갈 길을 찾고 그의 리더십을 체화해나갔다. 이처럼 역사 속에는 다양한 모습의 리더십이 존재하고 우리는 이들을 통해 오늘날 조직을 이끌어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유필화 교수는 최근 저술한 "역사에서 리더를 만나다"를 통해 한비자에서부터 로마의 줄리우스 카이사르, 그리고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일본의 이나모리 가즈오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의 위대한 리더 11인을 선정해 이들의 철학과 사상 그리고 구체적 리더십 사례를 소개하고 이를 경영학의 관점에서 해석함으로써 기업 경영에 적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저자는 11명의 리더들을 불신·신뢰·의지·자비라는 네 가지 색깔의 리더십으로 나누고 각각의 리더십의 특징과 강점들을 소개한다. 한비자, 마키아벨리, 비스마르크로 대표되는 불신의 리더십은 기본적으로 인간은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이므로 법과 술(術)로 부하를 다스린다. 철혈재상으로 불리었던 비스마르크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자신의 목표를 추구했고 대체로 그 목표들을 달성했지만 관용과 소통이 부족해 결국 "독일의 정치문화의 낙후"라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했다. 반면 신뢰의 리더십을 보여준 제갈공명, 줄리우스 카이사르, 공자의 경우 구성원들을 신뢰하고 엄격함과 온후함으로 겸비한 리더들이다. 제갈공명은 신상필벌의 원칙을 중시하는 한편 부하들을 예의와 신뢰로 대했다. 처칠과 이순신은 불굴의 의지를 보여준 대표적 리더들이다. 히틀러의 도발로 인해 위기에 처한 영국을 다시 일으켜 세운 처칠은 용기의 상징이자 걸어 다니는 희망이었다. 자비의 리더로는 이나모리 가즈오, 석가모니, 보조국사 지눌을 소개하고 있는데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직원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을 교세라의 목적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나모리는 직원들의 진정한 행복은 그들이 성장, 발전하는데 있음을 알고 보다 큰 사랑으로 그들을 엄격하게 가르치고 훈련했다.
저자는 리더십은 신뢰·의지·자비와 같은 리더십의 근본적인 요소들은 변하지 않지만 리더십이 발휘되는 사회적, 경제적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스타일의 리더십을 고수하기보다는 이러한 리더십 요소들을 시기와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취합하여 활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ceo@bookcosmo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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