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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통령 부인을 ‘로비의 몸통’으로 지목한 한 야당 의원의 발언이 기폭제가 되어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수시로 터져 나오는 대형 사건들을 둘러싼 진실공방을 볼 때마다 참으로 마음이 답답해진다. 정말로 한쪽이 근거 없는 모략으로 상대를 공격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한쪽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진실을 외면하고 오히려 상대방을 허위사실 유포로 몰아붙이고 있는 것인지, 분명 어느 한쪽은 거짓을 말하고 있을 터인데 서로 자신의 말이 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얼마 전에 끝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우리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수많은 거짓, 위법과 탈법을 목격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그러한 행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도덕적 불감증마저 보여주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부사장인 도그 렌닉은 최근 저술한 ‘이제는 도덕이다’에서 모든 조직의 리더에게 필요한 근본적인 자질은 ‘도덕능력’이라고 말한다. 도덕능력이란 모든 사람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보편적 원칙에 따라 옳고 그름을 구분하는 능력이다. 물론 우리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그리고 어떠한 것이 도덕적인지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아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인간은 도덕적으로 행동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지만 쉽게 그 궤도를 벗어날 때가 많다”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는 이기심과 탐욕 등에 사로잡혀 도덕을 망각하고 도덕의 망각은 결국 치명적인 대가를 초래한다. 엔론과 월드콤, 아서 앤더슨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주었다. 도덕이 상실된 곳에는 더 이상 미래가 없다.
저자는 도덕능력의 기반으로 성실, 책임, 동정, 용서 네 가지를 지적하고 있다. 성실은 진실함으로, 자신이 무엇을 추구하는지 말하고 말한 것을 지키는 능력이다. 성실한 사람이라면 불리하다고 해서 진실을 외면하는 것을 도덕적으로 용납하지 못한다. 책임은 일이 잘못되었을 때 기꺼이 책임지고자 하는 의지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다함으로써 건전한 조직을 구축할 수 있다. 또한 동정과 용서는 자신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의미한다. 완벽한 도덕능력을 지닌 사람은 없다. 보편적 원칙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했을 때, 또는 보편적 원칙에 맞게 행동하지 못했을 때 우리는 자신과 타인을 동정하고 용서함으로써 도덕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의욕을 북돋아야 한다.
이러한 도덕적 기반이 버팀목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매우 파괴적인 방향으로 카리스마와 영향력을 행사하기 쉽다. 도덕은 인간의 다른 능력들이 가치 있는 무엇인가를 하도록 길잡이 역할을 한다. 마치 차량에 장착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목적지를 향해 길을 안내하듯이 도덕능력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자원들, 즉 감성능력과 IQ, 기술적 지식 등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용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실제로 310명의 최고경영자(CEO)와 47명의 간부를 인터뷰해 그들의 경험을 분석한 결과 탁월한 도덕능력이 리더로서 성공에 기본적인 요소일 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막대한 이익이 된다는 결론에 이르고 있다.
도덕능력은 우리의 수많은 욕구를 조절하는 도덕적 잣대를 지닐 때 더욱 높아진다. 저자는 바람직한 삶을 위해 ‘일치하는 삶’을 살 것을 강조한다. 일치하는 삶이란 자신의 행동이 목표와 일치하고 목표가 도덕적 잣대와 일치하는 삶이다. 우리 모두 일치하는 삶을 통해 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인생의 목적을 향해 나아감으로써 인생에서 자신이 맡고 있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ceo@bookcosmo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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