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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 치러지는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이어 연말에 있을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현재 나이 40세 전후인 1966~1974년생의 총인구는 748만 명으로 우리나라 최다 인구층을 구성하고 있어 40대의 표심을 잡는 것이 양대 선거에 있어서 승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공자는 마흔을 ‘불혹(不惑)’, 즉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40대는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양극화 구조에 분노하고 생활고에 절망하고 있다. 이들은 최다 인구층임에도 불구하고 주목받지 못했던 탓에 ‘잊혀진Forgotten 세대’, 소위 F세대로 불린다.
《헤럴드경제》의 정치·사회 선임기자인 함영훈을 비롯한 5 명의 F세대 기자들이 저술한 『이런 나라 물려줘서 정말 미안해』는 F세대들의 탄생 및 성장기, 그들을 지배했던 역사·문화적 요인, 그리고 오늘날 처해 있는 현실에 이르기까지 F세대들이 살아온 과정을 사실적인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F세대는 대한민국 산업화의 태동기에 태어나 보릿고개를 넘기고 건국 이래 최초로 “잘살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자랐으며 급속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빈곤의 늪에서 빠르게 벗어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경제성장과 국민소득 증가 속에서 소비와 생활 패턴의 변화에 앞장선 것도 이들 F세대이고, 컴퓨터, PC통신과 인터넷, 해외유학과 해외여행, 마이카 시대, 다양한 여가활동, 명품 소비 등이 모두 F세대의 주도하에 이뤄졌다. 그러나 한편으로 F세대는 IMF 구제 금융의 한파 속에서 취업재수생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아픔을 겪었고 ‘역사상 가장 가난한 40대’라고 평가받고 있다. 40대 가구의 76%가 빚을 지고 있으며, 연령대별 맞벌이 비율 또한 40대가 가장 높다. F세대의 일부는 부동산 호황의 끝에서 단물을 맛보기도 했지만 절반 이상은 여전히 집 없이 전세ㆍ월세 생활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F세대가 가진 의식 속의 문화적ㆍ정서적 맵(map)은 어떨까. 저자들은 F세대가 통일과 노동, 민족 같은 근대적 담론 속에서 20대를 보냈지만 환경ㆍ생태ㆍ여성ㆍ평화ㆍ소비 등 다양한 의제에 관심을 돌렸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F세대의 의식 속에는 역사ㆍ사회에 대한 사명감과 부채감이 대중문화에 대한 열광과 공존하며, ‘광주’와 ‘서태지’가 평화롭게 섞여 있다. 과거 선배들이 밟고 투쟁했던 흔적들을 자양분으로 삼되, 전투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후 갖게 된 생활문화에 대한 강한 열정, 급변하는 세계에 밀리지 말아야 한다는 의지, 다양성을 향해 방사형으로 뻗친 탐구욕 등을 무기로 F세대 창작자들은 1990년 초부터 한류의 서막을 열었다.
4월에 열릴 총선의 유권자 세대별 비중은 20~30대 39.2%, 40대 22.1%로, 2040세대의 비중은 총 61.3%다. 따라서 F세대와 그 후 세대인 2030세대는 사회 변혁의 핵심 주체로서 이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뤄나가느냐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040의 따뜻한 연대가 필수불가결하다. “이기적이다” “책임감이 약하다”는 후배들의 지적도 없지 않았지만 양현석(42) YG엔터테인먼트 사장과 나성균(41) 네오위즈 대표 등의 경우에서 보듯이 탈권위, 자유와 다양성, 개방성, 소프트 파워가 빚어낸 F세대의 창의적 리더십이 2030세대의 자유 DNA와 통해 세대 간 소통의 다리가 되고 있다. 실제로 2030세대는 F세대가 가난과 풍요를 모두 경험하고 민주화 과정도 직ㆍ간접적으로 체험해서 정치 성향이 다른 세대보다 다양하며, 기존 권력에 대체로 부정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F세대들과 함께 경제적 민주주의를 실현해나갈 것을 꿈꾸고 있다.
저자들이 인터뷰한 한 정치평론가가 자신보다 몇 살 아래인 F세대를 향해 “당신들이 대세다. 주눅 들지 마라. 세상이 험난했어도 이제는 당신들이 주인이고 당신들이 만드는 대로 가게 돼 있다. 당당히 나가라”고 당부한 것처럼 그 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F세대들이 앞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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