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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음의 기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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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긴다면 모든 것을 얻게 될 것이고 설령 진다해도
잃는 것은 하나도 없다. 조금도 망설이지 말고 이 내기에
참여하라. 하나님이 계신다는 사실에 거는 이 내기에 말이다.
블레이즈 파스칼
추운 3월 어느 날, 그날따라 눈이 많이 내리고 있었다. 나는 사촌인 샬롯의 새집을 방문하
던 중이었는데 그 집은 아직 완공되기 전이었고 바닷가에 있었다. 학교를 졸업한 직후부터
내내 간호사로 근무했기 때문에 이렇게 평일 오후에 사람을 만나러 갈 수 있다는 것은 내게
흔치 않은 일이었다. 꼭 한 주 전에 나는 첫아이의 출산을 3개월 앞두고 직장을 그만두었다.
샬롯과 나는 차를 마시고 있었다. 식당의 창문을 통해 바깥의 눈보라를 바라보고 있던 내
눈에 한 남자가 들어왔다. 그 남자는 얼음이 언 해변을 걸어오고 있었는데 상체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여서 피부가 빨갛게 얼어 있었다. 그 남자는 샬롯의 집 쪽을 향애 비틀거리
며 오고 있었는데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다. 내 눈에 그의 이가 부딪히며 덜덜 떨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저 사람 뭔가 잘못된 게 분명해, 샬롯." 내가 사촌에게 말했다. "내 코트 이리 줄래? 저
사람은 도움이 필요한 게 분명해."
"만약 취한 사람이거나 도망쳐 나온 정신병 환자면 어떻게 해? 우리가 도와 달라고 아무리
외쳐도 이 근방에 우리 소리를 들을 사람은 없어. 그러니 제발 나가지 마." 샬롯은 겁에
질려 애원했다.
"응급실에서 저 사람보다 더한 경우도 많이 봤어." 내가 말했다. "저 남자는 아프거나 문제
가 있는 사람임이 분명해. 여기서 그냥 앉아서 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
"지금 임신 6개월의 몸이란 사실을 잊지 마. 저 남자를 들거나 하면 안돼."
마지못해하며 샬롯이 옷을 내주었다. 나는 그에게로 달려갔다. 내가 막 다가갈 때 뒷마당에서
그 남자는 쓰러져 버렸다.
"이리로 와서 나를 도와줘. 안 오면 나 혼자서라도 끌고 갈 테니까." 나는 현관에서 떨고 서
있는 샬롯에게 소리쳤다. 내 목소리가 심각하다는 것을 느끼고 그녀가 달려 나왔다. 의식을
잃어버린 남자를 우리는 샬롯의 집 차고에 가까스로 데려다 놓았다.
"아마도 쇼크로 기절했을 거야." 내가 말했다. "담요 몇 장을 가져오고 물을 끓여 줘. 술도
좀 갖다 주고 전기 난로도 가져와. 빨리!"
샬롯이 집안으로 뛰어갔다. 수간호사다운 내 목소리가 샬롯의 염려를 압도했다. 나는 남자
의 발을 조금 높여서 피가 머리로 몰리도록 했다. 맥박은 약한 상태였고 몸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5분 이내에 석 장의 담요가 그의 몸을 감쌌고 차고 안은 훈훈해졌으며 남자의 의
식이 돌아왔다. 샬롯이 만들어 준 차를 천천히 마시며 마침내 그 남자가 입을 열었다.
"하나님께서 두 분을 축복하시길!" 그는 속삭이듯이 말했다.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나는 계속해서 남자의 의식이 깨어 있도록 노력했다. 약한 소리로
남자는 자신의 이름은 존 라일리라고 했다. 낚시 중이었는데 폭풍이 몰아친 겨울 바다에서
자신의 쪽배가 뒤집혀 버리며 산산조각이 났고 해변으로 수영을 해서 나오려고 웃옷을 벗어
버렸다고 했다. 샬롯의 집 창문을 통해 나오는 불빛을 보며 누군가가 자신을 도와줄 수 있
기를 기도했다고 했다. 나는 남자의 입에 브랜디 한 잔을 갖다 대었다.
곧 구급차가 도착했고 병원으로 남자를 데려가기 전에 운전 기사는 내 이름과 주소를 물었
다. 지친 샬롯을 안심시킨 후에야 나는 우리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저녁 전화가 울렸다. 감정에 복받친 여인의 목소리였다. "나는 존 라일리의 엄마 되는
사람입니다. 오늘 오후에 제 아들의 생명을 구해 주신 분인가요?"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존은 좀 어때요?"
"폐렴이래요. 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의사가 말했어요. 마침 그곳에 계서서 우리
아들을 도와주시다니 하나님께서 부인을 축복해 주실 겁니다."
"왜 하필이면 날씨가 그런 날 낚시를 나가셨나요?" 내가 물었다.
"아들은 아이가 여섯이나 되지요." 존의 어머니는 설명을 했다. "날씨가 그래도 일을 쉴 수
가 없었지요. 바보 같은 짓이라고 내가 말렸지만."
내 눈에 눈물이 고였다. 만일 내가 그곳에 없었더라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샬롯은 너무
겁에 질려서 고작해야 경찰에 신고를 했을 것이고 구급차가 도착했을 즈음이면 이미 그는
죽어 있었을 것이었다.
"존이 그러는데 임신 중이라구요." 부인은 계속했다. "이제 부인과 뱃속의 아기가 건강하고
튼튼하도록 계속해서 기도할게요. 아들의 생명의 은인이신데 최소한 제가 부인과 아기를 위
해 기도해야지요."
나는 계속해서 병원의 간호사와 연락을 취했고 존 라일 리가 그 후 빠르게 회복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내게는 이상이 생겼다. 임신7개월 째 나는 조산을 하
게 되었던 것이다. 태어난 아기의 몸무게는 1.4kg이었다. 사람이라기보다는 쥐만 하다고 하는
것이 옳을 정도로 아기는 작았다. 의사들은 아기의 상태가 좋지 못하다고 했다. 아기는 조산
아들이 들어가는 특수 장비가 있는 유아실로 옮겨졌다. 나는 아기가 죽지 않고 살아나기만을
기도했다.
약속했던 대로 존 라일리의 어머니도 기도했다. 존이 입원하고 있는 동안 우리는 가끔 통화
를 했던 것이다. 기도를 할 뿐만 아니라 그녀는 매일 아침 아기 마이클을 위해 그녀의 교회
에 촛불을 켰다. 그녀의 기도 덕분인지 마이클은 위험한 고비를 넘겼고 나날이 튼튼해졌다.
마이클이 살아난 것은 나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한 기적이었다. 아기가 잘못될 이유는 너무
도 많았던 것이다. 아기의 폐와 심장조차 완전히 발육되지 않았으며 아기의 몸은 엄마의 몸
을 떠날 준비가 안되었고 스스로 움직일 준비는 더구나 되지 않았었다. 간호사인 나는 그
사실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마이클이 살아난 것은 믿음의 기적이라는
것을 안다. 눈보라 치던 3월의 그날에 어쩌면 죽을 수밖에 없었던 존 라일리를 내가 도와준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나를 도와주셨고 아기를 살려 주셨다.
- 맥신 카펜
- <사랑하는 가족에게 읽어 주고 싶은 이야기>(두란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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