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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2007년 4월 11일] 저자와 함께 - 이상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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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무 지음/ 도솔/ 332쪽/ 12,500원)
최근 한미FTA 체결을 둘러싸고 가장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농업분야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하고 있고 특히 농민들은 당장 생존의 위협마저 느끼며 극심하게 저항하고 있다. 그러나 FTA를 비롯한 세계화의 물결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모든 경제 주체가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우리의 농촌도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야 하며 정부도 시의적절한 정책을 통해 농촌이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1971년 농림부 기획관리실 사무관으로 농정업무를 시작한 후 30년 가까이 한국의 주요 농업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한 핵심 관료였고 현재는 세계농정연구원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상무씨가 저술한 ‘파워 농촌으로 디자인하라’는 세계 각국의 농업 현황에 대한 깊은 통찰을 통해 우리 농촌이 당면한 현실을 극복하고 경쟁력 있는 농촌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 농촌이 당면하고 있는 현실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해법을 저자는 ‘세방화(世方化)’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세방화란 세계화와 지방화를 결합한 용어로, 오늘날 세계 시장으로의 통합이라는 현실에서 지방의 특색을 살리는 전문화로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아시아, 유럽, 라틴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미국, 일본, 중국 등 45개국의 정치·경제·문화적 배경과 함께 농업 현장의 문제점과 본받을 점들에 대한 저자의 지적은 우리나라의 농촌이 당면한 현실을 개선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미국이 세계 최강의 농업국이다 보니 최근 한미FTA와 관련해 많은 사람들이 미국을 너무 두렵게 생각하는데 저자는 미국 역시 나름대로의 약점과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 농업이 강해진 것은 무엇보다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대규모 영농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강점인 대규모 농장도 시장이 불안정할 때 위기를 맞게 됩니다. 실제로 공급 과잉 상태가 일어나 미국의 대규모 농장들이 도산 위기에 직면하면 미국 정부가 이들을 보조하는데 정부 보조의 70∼80%가 이러한 대규모 농장에 집중되어 국내외에서 많은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 역시 대규모 농장 이외의 중소 규모의 농민들은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하고 결국 농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자는 또한 농촌 정책은 성공했지만 농업 정책은 실패했다고 평가 받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은 식량자급에 대한 과잉 집착과 농업의 과잉보호로 인해 식량자급률은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지켜내지 못하면서 농업경쟁력은 떨어지고 식품가격은 세계에서 최고로 비싼 나라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나 일본 농촌은 어차피 농업으로는 생존 해법을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정부가 일찍이 농촌의 구조 개선을 통해 다른 산업들이 유치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80년대 중반에 이후부터는 농가 소득의 80∼90%를 농업 이외의 분야에서 올리고 있어 일본 농민들은 취미로 농사를 짓는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중국 농업의 엄청난 성장 잠재력과 경쟁력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데 저자는 오히려 중국이 우리 농업의 좋은 시장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중국의 땅 면적이 넓다 해도 인구가 많기 때문에 중국 자체 수요도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수자원의 부족으로 인해 쌀 생산에는 근본적으로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더욱이 앞으로 중국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감자나 밀 같은 저가 식품에서 쌀과 같은 고가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므로 장기적으로 볼 때 전반적으로 중국의 채소나 과일이외의 고가 농산물의 수출 여력은 크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중국과 경쟁하기 보다는 중국을 올라타야 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에서만 생산되는 자연 독점적인 농산물에 초점을 맞추어 중국의 고소득층이 찾는 부가가치가 높은 농작물에 초점을 맞추어 중국을 새로운 시장으로 개척해야 합니다.”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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