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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2003년 10월 2일] 경제학 200년사를 돌아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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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이타루 외 지음/신현호 옮김/국일증권경제연구소/2003년 9월/549쪽/22,500원)
어떤 분야든 즉, 학문이든 업무든 가장 쉽고 빠르게 그것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것이 바로 사(史)적 개념이다. 하나의 무엇인가가 발전하면 수많은 분야로 쪼개지고 각자 개별적으로 유형화되기 때문에 전체를 보지 못하면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오늘날처럼 모든 면에서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새로운 것들이 자꾸 나오는 상황에서는 사(史)적 개념은 더욱 중요한 일이 되었다. 우리가 흔히 경제학은 어렵다는 인식을 가지는 것도 너무 많이 세분화되어 발전한 각 경제학 분야들을 전체가 아닌 부분적으로 접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우에노 이타루 등 일본 경제학자 4명과 저널리스트 3명이 공동 저술한 『세계사를 지배한 경제학자 이야기』는 이러한 "경제학이 어렵다"는 일반적인 인식을 깨고자 기획된 경제학 역사책이다. 저자들은 경제학이 전문가들 세계에서만 논의되어야 하는 어려운 것이 절대 아니며, 오히려 경제학만큼 멋지고 재미있는 게임과 이야기가 없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림과 사진 등을 곁들여 경제학 200년의 역사를 알기 쉽게 풀어놓음으로써, 지금까지 경제학에 등장한 주요 학자들과 그들의 생활, 그리고 그들이 주창하고 발전시켜온 경제 이론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크게 2부로 나뉜 이 책의 1부 역사편에서는 경제학의 뿌리인 중상주의와 중농주의, "보이지 않는 손"을 주창한 애덤 스미스의 자유방임주의, 근대 경제학자의 선구자인 고전경제학파, 그리고 맑스의 "공산주의"를 소개한다. 2부 현대편에서는 엘리트에 의한 세계 지배 논리를 마련해준 케인스, 세계 공황의 여파, 폰 노이만의 게임이론, 경제의 요체가 되는 인구이론, 그리고 프리드먼의 통화주의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1부와 2부에 들어가기 전에 소련공산당 "계획경제"의 탄생과 붕괴, 세계 경제 대공황의 발생 경위 등 경제학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9가지 사례 연구까지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재미는 각 이론들이 나온 배경에 대한 설명과 경제학자들의 에피소드에 있다.
아들이 저술한 『자본론』을 받아본 맑스의 어머니는 "자본에 대해 쓰기보다는 자본을 만들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을...."이라고 쓴 답장을 보냈다고 한다. 또한 경제학의 아버지라 일컬어지는 애덤 스미스가 분업을 설명할 때 왜 자주 못(핀)공장이 등장할까? 그것은 그가 태어나 자란 지방에 못공장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엥겔스 외에는 읽기가 거의 불가능할 만큼 악필이었던 맑스의 저술을 읽기 위해 동독에 그의 글씨를 판독할 수 있는 전문양성기관이 있었으며, 케인스가 거시경제학을 주창한 배경에는 그의 동성애와 백인우월주의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이 책은 따분하게 경제학 이론만을 설명하지 않고 경제학 200년 동안 등장한 이론들이 각자 탄생하게된 사회적 배경들과 그 이론들을 주창한 각 경제학자들의 개인적인 배경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여느 경제학사 서적과 달리 쉽고 재미있게 경제학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 www.bookcosmos.com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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