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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2003년 11월 7일] 권위주의와 권한부여 리더십의 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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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로버츠 지음/휴먼앤북스/2003년 11월/422쪽/14,500원)
제2차 세계대전을 이끈 지도자를 두 명 고르라면 많은 사람들이 영국 총리 처칠과 독일 총통 히틀러를 떠올릴 것이다. 비록 악인이기는 해도 히틀러는 대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이었고, 노벨문학상을 받을 만큼 문필가로도 유명한 처칠은 유머와 재치, 진실함으로 대중에게 감동을 주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왜 결과는 양극으로 나뉘어 한 사람은 패배한 뒤 자살에 이어 불에 태워지는 끔찍한 종말을, 또 한 사람은 승리와 존경의 영예를 얻게 된 것일까. 단순히 히틀러가 악인이고 처칠은 그렇지 않기 때문일까.
전기작가로 유명한 앤드류 로버츠가 저술한 『CEO 히틀러와 처칠, 리더십의 비밀』은 이 의문을 풀어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쉽게 말해 두 지도자를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한다. 그들이 보여준 말과 행동, 태도와 세계관이 응집된 리더십을 다양한 각도에서 비교 분석함으로써 이 책은 리더십의 진정한 원천과 반드시 성공하는 리더십의 비밀을 말해주고 있다.
히틀러가 추구한 리더십은 권위주의, 즉 카리스마였다. 히틀러는 젊은 시절부터 시작하여 정치적으로 성공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숭배의 대상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의 웅변 스타일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말투 모든 것이 이러한 노력과 연장선을 이뤘다. 초인의 이미지. 그것이 바로 히틀러가 꿈 꾼 이미지였다.
그렇다고 해서 처칠의 리더십이 카리스마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처칠은 히틀러와 확연히 다른 점이 있었다. 그것은 히틀러와는 달리, 국민을 감화시켜 동참하게 만드는 점이었다. 히틀러가 국민들로 하여금 "히틀러라면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맹신을 주기 위해 거짓의 리더십을 행했다면, 처칠은 "우리 스스로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다. 또한 처칠은 위트와 풍자로 어려운 시기에도 국민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지도자였다.
두 리더십의 또 다른 차이점은 권한 부여와도 관련이 있다. 전황이 불리해지자 히틀러는 모든 일에 사사건건 간섭하고 전쟁 초기에 독일군이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임무형 전술, 즉 권한 부여의 원칙마저 어긴 반면 전쟁 초기에 모든 일에 간섭하고 참가한 결과 패배의 쓰라림을 맛본 처칠은 이후 다른 지휘관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들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도록 했다. 이 두 차이는 생각보다 큰 결과로 나타났다. 또한 처칠은 모든 책임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데 적극적이었던 반면 히틀러는 책임을 전가하는 지도자였고, 이러한 두 리더십의 차이는 결국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이 책은 수많은 자료와 증언을 동원하여 두 지도자의 위기관리 능력, 웅변, 국민들과의 관계, 인사 및 조직 관리 등 리더십의 전반을 흥미롭게 비교함으로써, 오늘날 우리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의 패러다임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두 지도자의 1939년까지의 리더십과 1940년 이후의 리더십을 비교하는 큰 축으로 구성된 이 책은 다양한 사진 자료와 함께 재미있는 일화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리더십 책이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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