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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계학』
카이한 크리펜도프 지음 / 생각정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싸움에서 승리의 결정적 요인은 바로 창의적 전략에 있다. 칭기즈칸, 나폴레옹, 제갈공명, 손자 같은 역사 속의 위대한 군사 전략가들은 힘보다 창의적 전략을 통해 승리를 얻어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오늘날의 기업환경에서도 창의적 사고야말로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비즈니스 전략가인 카이한 크리펜도프가 저술한 『36계학』은 서양인임에도 불구하고 일찍이 중국의 병법서인 《36계》에 매혹된 저자가 36계의 전략을 오늘날의 기업 경영과 접목하여 개인과 조직의 창의성과 성과를 높이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전 세계 3,000개사를 대상으로 10년간 매출 성장률, 이익률, 주주 수익률의 세 가지 척도로 ‘경쟁력’ 점수를 산출하고 100개의 성공기업을 선정하여 그들의 성공을 36계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36계야말로 경쟁의 패턴이자, 경쟁 역학을 이해하고 관리하기 위한 포괄적인 어휘라고 단언하며 모든 경쟁 패턴이 36가지로 설명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그 실례로 1990년대 중반 사양길로 접어든 호출기 산업에서 양방향 호출기 개발에 착수하여 마침내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이메일의 대명사가 된 블랙베리의 사례를 36계의 차시환혼(借尸還魂, 시체를 빌려 영혼을 되살리다) 전략과 접목하여 설명하고 있다. 또한 영세 직물중개업체로 시작했지만 경쟁자들이 기존의 틀에 사로잡혀 있을 때 옷을 직접 만들어서 파는 등 과감한 혁신을 통해 게임의 틀을 바꾸고 마침내 석유사업에까지 영역을 확장하여 인도 최대의 민간 기업으로 변모한 릴라이언스 그룹의 사례를 무중생유(無中生有, 무에서 유를 창조하다) 전략의 사례로 소개하고 있다.
인도의 모터바이크 시장이 개방되었을 때 인도의 현지 모터바이크 업체들과 제휴한 경쟁자들과는 달리 뜻밖에도 인도의 자전거 제조 및 유통회사인 히어로와 연합하여 결국 세계 최대의 이륜차 제조사인 히어로 혼다의 성공을 이루어낸 혼다의 전략을 원교근공(遠交近攻, 먼 나라와 연합하고 가까운 나라를 공격하다)의 좋은 사례로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부저추신(釜底抽薪, 가마솥 밑에서 장작을 빼다) 전략에 대해서는 경쟁자의 연료를 빼내 승리를 쟁취한 미네통카의 사례를 압권으로 꼽고 있다. 액체비누를 처음 발명한 미네통카는 이 제품이 성공할 경우 P&G나 콜게이트 같은 대기업들도 재빨리 액체비누 제품을 출시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자신들을 압도할 것으로 판단되자 액체 비누 제품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펌프를 제조하는 펌프 제조사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P&G와 콜게이트의 진입을 차단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고전 사례들을 성공기업들의 전략과 연계하여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우리가 직면하는 다양한 상황에서 창의적인 전략을 수립하는데 필요한 틀을 제공한다.
- 북코스모스 대표 최종옥 ceo@bookcosm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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