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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소기업, 성장통을 넘다』
이용훈, 휴맥스 혁신실 지음 / 메디치미디어
지난 20여 년간 국내에서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흥망성쇠를 거듭했다. 그중 지속적인 성장을 이룬 기업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디지털 셋톱박스 사업을 기반으로 탄탄한 해외 시장을 구축한 글로벌 강소기업 휴맥스 역시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았다. 2000년을 전후해서 인원이 150명을 넘어서고, 매출이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효율성과 경영성과가 저하되는 성장통을 겪어야 했다.
휴맥스가 성장통을 겪으면서 강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운영혁신’을 고민하던 변대규 사장의 지시로 2004년 신설된 혁신실을 맡게 된 휴맥스의 이용훈 혁신실장이 저술한 『강소기업, 성장통을 넘다』는 경영진의 의지와 혁신실이라는 전담부서 그리고 현장 오너십을 통해 성장통을 극복한 휴맥스의 지난 10년간 운영혁신 기록이자 성장담이라고 할 수 있다
성장과 함께 갑작스럽게 인원이 늘어나다보니 기존 직원과 새로 들어온 직원간의 문화적 충돌과 업무상 소통 문제가 발생했고, 매출액 3,000억 원대에 이르자 휴맥스의 성장통이 심각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성장 규모에 맞게 운영 수준을 업그레이드하지 못한 결과는 뼈아팠다. 제품의 불량률이 높아지고, 고객의 클레임에 체계적으로 대처하지 못했으며, 기술개발이 늦어졌다. 결국 그런 비효율을 잘나가는 매출로 커버하던 것도 한계에 이르렀다. 문제는 보이는데 답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휴맥스는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그 해결책은 바로 운영혁신이었다. 운영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혁신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고, 프로세스, 조직, 사람 모두 혁신해야 했다. 2004년 12월, 마침내 혁신실이 설립되었고 개발 엔지니어였던 이용훈이 실장을 맡았다.
휴맥스의 운영혁신을 성공으로 이끈 원동력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경영진이 절박한 위기의식을 공유했다는 점이다. 많은 기업이 혁신활동을 하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이유는 상층부의 위기의식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둘째, 구성원으로부터 시작하는 풀뿌리 혁신 마인드다. 리더의 혁신 의지가 생각보다 구성원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휴맥스는 조직 간의 벽을 허물어 상향식과 하향식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냄으로써 혁신에 성공했다. 세 번째 요인은 실행력으로, 이는 구성원들의 활발한 의사소통과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가능했다. 여기에 집요한 실행 관리를 통해 계획과 실행의 일치도를 높인 것도 혁신의 가시적 성과를 달성하는 데 기여했다.
벤처기업이나 제조회사가 공통적으로 겪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쳐 운영혁신을 이뤄낸 휴맥스의 혁신활동 과정은 가히 프로세스 혁신의 교과서라 할 만하다. 저자는 이 혁신의 과정이 갑작스러운 성장으로 인해 업무가 ‘보이지 않게’ 되면서 발생한 혼란’을 ‘보이는 것’으로 바꾸는 것의 가치를 전 직원이 깨닫고 실천해가는 과정이었다고 강조한다.
- 북코스모스 대표 최종옥 ceo@bookcosm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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