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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일에도 큰 사랑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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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가을. 나는 간호 근무 교대 시간을 방금 마치고, 달라스 근처의 교외에 있는 고아원
으로 가는 중이었다. 거기서 휴일 동안 우리 집에 데려가 돌봐 주기로 내가 자원한 아이들과
만날 계획이었다.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만족했지만 좌절감 역시 느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너무나 많은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겨우 이 정도뿐이었으니.
고아원 정문을 열었을 때 나는 깜짝 놀랐다. 한 무리의 아이들과 기자들 몇 명이 수녀복을
입은 작은 여인 주위에 모여 있었다. 마더 테레사! 나는 방금 그녀에 관한 기사를 읽었었다.
테레사 수녀는 손을 뻗어 한 어린 소녀의 뺨을 어루만졌다. ‘저 분은 정말 남다른 분이
야.’ 나는 생각했다. 그분의 인품에 강하게 끌려 나는 좀더 가까이 다가갔다.
테레사 수녀가 떠나기 직전, 나를 돌아보며 미소짓는 눈가에 주름이 졌다. “당신을 보니 캘
커타로 함께 돌아가서 내 일을 도와 달라고 부탁하고 싶군요.” 나는 웃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전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을 거예요.” 내가 답했다. 테레사 수녀는 내게 조그만
빨간색 명함을 건넸다. “그럼 제게 편지해 주세요.” 테레사 수녀는 내 눈을 의미 있게 보
면서 말했다.
집에 돌아온 나는 간호사복을 갈아입지도 않은 채 필기도구를 갖고 식탁에 앉았다. 몇 번이
나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가 이내 종이를 구겨 던져 버렸다. ‘테레사 수녀에게 무슨 말을
하지?’ 마침내 나는 테레사 수녀를 보니 우리 어머니가 생각났다고 말하면서 편지를 시작
했다. 그러고 나니 쓸 말이 줄줄 흘러나왔다. 결혼한 딸, 내 직장, 심지어 나 자신조차 한 번
도 인정하지 않았던 일까지 고백했다. 어릴 때부터 빠지지 않고 교회에 다녔지만, 내 삶 속
에서 하나님의 존재를 정말로 느껴 본 적은 없었다고 말이다. 테레사 수녀에게 답장이 오리
라고 기대하진 않았지만 종이 위에 이런 속 이야기들을 쓴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었다. 나는
다음날 그 편지를 부쳤다.
몇 주가 지났다. 고단한 하루 일을 마친 후, 우편물들을 꺼내 아무렇게 뒤적이며 보고 있었
다. “항공 우편”이라는 소인이 찍힌 편지 하나를 발견하고는 뜯어보았다. 테레사 수녀로부
터 온 편지였다. 거기엔 편지를 해줘서 고맙다며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만나도록 힘써 보라
는 내용이 씌어 있었다. “하나님과 가까이 있으면 어떤 것도 당신을 해칠 수 없답니다.”
테레사 수녀는 이렇게 썼다. 오래지 않아 나는 답장을 했다. 우리의 서신 교환은 그렇게 계
속되었다. 나는 기쁜 일, 힘든 일, 궁금한 것들을 모두 털어놓았다. 그러면 테레사 수녀는 짧
지만 힘있는 답장을 보내면서, “하나님께서 당신을 축복하시길”이라는 말로 항상 편지를
끝맺었다. 점차 나는 하나님과도 내 생각을 나누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테레사 수녀와 얘
기를 나누듯 툭 터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말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 테레사 수녀가 내게 가
르쳐 준 것이었다.
나는 내가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지 표하기 위해, 테레사 수녀에게 내가 뭔가 드릴 게 있는지
물었다. 테레사 수녀는 자기는 아무 것도 필요 없지만 옷이 필요한 어린 여자아이들을 알고
있노라고 편지에 썼다. ‘오, 이렇게 완벽할 수가!’ 나는 생각했다. 아주 어렸을 때
어머니가 내게 재봉틀 사용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던 일이 기억났다. 나는 옷들을 몇 개의
상자에 가득 넣어 테레사 수녀에게 부치면서, 몇 백 벌이라도 더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테레사 수녀는 다음 편지에 내가 만든 옷을 입고 있는 여자 아이 두 명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내 주었다. 그리고 이렇게 썼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당신이 하고 있는 일에 얼마나 많은 사랑을 더하느냐 하는 겁니다.”
간호사 일을 그만두고 앨라배마로 다시 이사온 후에도 나는 그 말을 생각했다. 나는 노인들
을 돌보는 일에만 전념했다. 그들을 위해 시장도 보고, 교회 행사에도 모셔다 드리고, 약물
치료도 받도록 돌봐 주었다. 몇 년이 지났다. 내 나이도 들어갔고 손주들도 성장했다. 하지
만 테레사 수녀와의 편지 교환은 때가 되면 계절이 바뀌는 것만큼이나 변함없이 계속되었
다. 종종 회색 빛 거친 종이 위에 나와 마찬가지로 가위표를 해서 글씨를 고치고, 구두점을
빠뜨리기도 하며 타이프로 친 그분의 편지를 읽을 때면, 테레사 수녀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가를 잊어버릴 정도였다.
어느 날 나는 종이에 쓴 글 이상의 위로를 테레사 수녀로부터 받고 싶었다. 나는 비극적인
일로 슬픔에 빠져 있었다. 최근 여동생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다른 식구 한 명도 중병
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은 것이었다. 테레사 수녀가 하나님 안에서 언제나 찾을 수 있다고
말했던 그 위로를 구하며 나는 오후 내내 울었다. 결국, 나는 캘커타의 시간이 새벽 4시인
줄도 모르고 테레사 수녀에게 전화를 했다. 테레사 수녀는 내 울음소리를 듣자마자 기도하
기 시작했고, 내가 평온을 되찾을 때까지 계속 기도해 주었다.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무언
가를 가져가셨다고 해서 당황하지 마세요. 그분께서 가져가실 때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셨을 때는 그 빈자리를 채울 무언가를 다시 주신답니다.”
테레사 수녀는 곧 바로 내게 이렇게 편지를 써 보냈다.
몇 년이 지난 후 테레사 수녀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도 그 말은
내게 위로가 되었다. 테레사 수녀가 세상을 떠나기 몇 달 전에 받은 그분의 마지막 편지에
는, 자신이 더 이상 편지를 쓰지 않더라도 속상해 하지 말라고 내게 당부했다. “우린 모두
늙어가니까요.” 테레사 수녀가 말했다. 그 말이 작별을 고하는 테레사 수녀의 방식이라는
걸 알았다.
나는 아직도 그녀가 30년 전에 내게 준 명함을 가지고 다닌다. 가끔 나는 테레사 수녀의 낯
익은 서체를 보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우편함을 연다. 테레사 수녀가 옳았다. 내 마음속
의 빈자리는 채워졌다. 언젠가 그분이 내게 썼던 그 든든한 말들로 말이다. “우린 죽지 않
습니다. 단지 하늘나라로 자리를 옮겨 거기에서 일하기 위해 가는 것이지요.” 남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주 적다는 이유로 이제는 더 이상 절망하지 않는다. 위대한 영향력
은 작은 행동들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배웠다. 편지해 달라는 간단한 초청처럼 말이다. ―루
비스티드, 버밍험, 앨라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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