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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내 친구 켈리에게 동생 크리스틴이 태어났다. 크리스틴은 태어나면서부터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었다.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부모가 이혼했고, 어머니는 임신 중독증에 걸렸
으며, 크리스틴은 출산 예정일보다 2주 먼저 태어났다. 미숙아로 태어나 호흡에 문제가 있었
기에, 2주 간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했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관계로, 어머니는 산후 조리
할 새도 없이 일터로 나가야 했다. 그래서 켈리와 내가 크리스틴을 돌봤다. 이후 크리스틴은
왜소발육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몸을 뒤집고 미소를 짓는 것으로 봐서, 신체적인 제약에도 불구하고 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
했다. 크리스틴은 행복한 아이였다. 밝고, 감정을 잘 표현하고, 고집스럽고, 신체적인 제약에
도 불구하고 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했다. 크리스틴은 원하는 대로 인생을 살아갈 아이였다.
한 번이라도 이야기를 나눠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터였다.
아장아장 걸을 때부터 크리스틴은 다른 사람과 똑같은 대접을 받고 싶어했다. 켈리와 내가
하는 일이라면 자신도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보다 여섯 살이나 어리다는 사실에
전혀 구애받지 않았다. 켈리와 내가 자전거를 타면, 크리스틴은 유모차에 타고는 밀어달라고
보챘다. 켈리와 내가 설거지를 하면, 싱크대에 걸터앉아 행주를 건네주었다.
크리스틴은 유치원에 갈 무렵, 이미 읽기를 배웠다. 다리 교정 수술 후 침대에 꼼짝없이 누
워 있는 사이, 우리에게 글을 배웠던 것이다. 유치원에 가는 첫날, 그 아이가 선생님에게
"다른 아이랑 똑같으니 애기처럼 대하지 마세요"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켈리와 나는
입을 쩍 벌렸다. 크리스틴은 유치원을 좋아했고, 친구들과도 아주 잘 지냈다. 타고난 리더
기질이 있어서, 만장일치로 반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크리스틴의 어머니는 생활을 꾸려나가기 위해 두 군데의 직장에서 밤낮 없이 일해야 했지
만, 크리스틴네 가족은 행복했다.
하지만 크리스틴이 고등학교 졸업반이 되었을 때, 그녀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크리스틴
은 결혼한 켈리네 집으로 들어갔다. 결혼 2년째였던 켈리는 쌍둥이를 낳아 기르고 있었다.
이제 크리스틴이 쌍둥이의 보모가 되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크리스틴은 제과점에 취직해서 내 아파트에서 함께 살았다. 내가 야간 당
직 근무를 했으므로, 우리는 한 집에 살면서도 얼굴을 대하지 못했다. 크리스틴은 처음으로
혼자만의 생활을 하게 됐고, 아주 만족했다.
크리스틴은 이웃에 사는 에릭과 우연히 만났고, 몇 주일 후에는 데이트를 하기 시작했다. 2
년 후 둘은 결혼하기로 결정했지만, 크리스틴의 신체 조건상 아기를 가질 수 없다는 난관에
부딪혔다. 하지만 크리스틴은 어머니가 되고 싶어했다. 두 사람은 결혼하자마자 변호사를 정
하고, 세 군대 입양 기관과 접촉했다. 기관마다 조심스럽지만 단호하게, 그녀의 병력과 경제
사정 때문에 입양이 불가능할 거라고 밝혔다. 크리스틴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사람들이었
다.
세 번째 기관에서 거부당하고 3주일이 흘렀을 때, 크리스틴은 저녁 뉴스에서 입양되지 못하
는 어린이들에 관한 프로그램을 보았다. '입양되지 못하는' 아이란 너무 아프거나, 너무 나이
가 많거나, 다른 문제가 있어 사람들이 원치 않는다는 의미였다. 프로그램에서는 일리아나라
는 예쁜 두 살 난 여자아이에 대해 다루었다. 일리아나도 왜소발육증을 앓았고 부모에게 버
림받았다. 곧 크리스틴은 자신이 원하던 아이를 찾았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사정을 더 알아보니, 입양하기까지 몇 달이나 걸리고 그들이 모아놓은 돈보다 비용
이 더 많이 든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친구와 가족이 나서서 돈을 모았지만 부족했다. 그러자
크리스틴이 일하는 제과점 사장이 좋은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지역 신문에 광고를 냈다. 1
주일 동안 그가 운영하는 세 군데 제과점의 매출액의 일부를 일리아나의 입양 비용으로 내
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믿기 힘들 정도의 반응이 일어났다. 제과점에 엄청난 손님들이 밀려들었다. 지역 라
디오 방송에서 이 사연을 내보내자, 후원자가 나타나서 많은 비용을 대주었다. 주말 무렵,
에릭과 크리스틴은 그 돈으로 입양에 드는 비용을 지불하고, 아이의 옷과 장난감을 구입했
다. 그러고도 아이의 교육비로 쓸 돈이 남았다.
이제 일리아나는 건강하고 행복한 일곱 살 소녀로 성장했다. 그 아이는 크리스틴의 가장 중
요한 도우미다. 나와 켈리를 밀어내고 작년에 입양한 남동생을 나서서 돌본다.
과연 그 엄마에 그 딸!
에일린 골츠, <쓰러지지 않는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해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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