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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틱펜과 트래비스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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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아들을 축복한 폴 틱펜에 대한 이야기다. 어른이 된 후에도 아버지의 축복을 받았던
그의 이야기는 하나님께서 톱밥을 가지고 훌륭한 예술품을 만드실 수 있다는 진리를 예시해
준다.
폴의 아버지 트레비스는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했다. 트래비스의 아버지는 자녀를 사랑
했으나 난폭한 성격의 알코올 중독자였다. 다섯 자녀 중 맏아들이었던 트래비스는 가계를
위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일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의 가정이 침울한 분위
기로 뒤덮혀 있던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아버지와 맺은 트래비스의 고역스런 관계가 트레비스 자신과 자녀들과의 관계에 모델이 되었
던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를 경험하면서 자란 트레비스였지만
다행스럽게도 결코 술을 마시지 않았고, 그 점에 관한 한 마음 깊이 감사했다. 그러나 그는
깨어진 관계 속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의 자녀에 대한 행동에는 거리감이 있었고 거칠었다.
트래비스는 좀처럼 집에 있지 않았고 시간을 내어 아이들과 놀아주지도 않았다. 그는 대부분
의 시간을 다섯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종일 일해야 했다.
폴은 단 한 번도 아버지로부터 "난 너를 사랑한단다"라는 소리를 들어 보지 못했고, 야단 맞
을 때를 제외하고는 그 어떤 이유에서도 아버지와 신체적으로 접촉해 본 적이 없었다. 폴의
생애에서 일어난 반항심은 아버지의 사고 방식에 대항하는 지적 반항 형태를 취하게 되었다.
열두 살에 그는 자신이 무신론자임을 선언했고 그 후 6년 동안 종교에 대해 계속 적대적 태
도를 취하였다. 그 즈음 아버지와 폴의 관계는 더욱 악화되었다. 폴은 가내 사업장에서 일하
고 있었기 때문에 아버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았지만, 거기서 오랜 시간을 보내기를 싫어
했고, 필요했기 때문에 일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가 십대 시절 받은 강요를 그대로 받는다고
느꼈다.
폴이 고등 학교를 졸업할 무렵,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폴과 아버지와의 관계에 남은 것이라
고는 '톱밥'뿐이고 그는 가정을 일찍 떠나면 떠날수록 좋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그러나
몇 주 지나지 않아서 최고의 예술가 하나님은 폴이 가능하리라고 꿈도 꾸지 못할 일을 계획하
셨다.
일일이 다 말할 수 없는 매우 복잡한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폴은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그는
평생의 꿈이던 예일 대학에 입학하였으나 그의 회심은 느닷없이 그의 모든 가치와 우선 순위
를 뒤집어 엎어 놓았다. 법대 예비 과정을 밟은지 몇 달 되지 않은 어느 날 폴은 "나는 네가
학교를 떠나 선교지에 가기를 원하노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분명하게 들었다. 결국 그는 첫
학기말에 학교를 그만두고 말았다. 폴과 트래비스의 이전 관계가 깨어진 관계였다면, 이제는
완전히 분리된 관계였다. 트래비스는 그 당시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
님께서 누군가에게 말씀하셨다는 사실, 예를 들어 아이비 리그 기회를 포기하라는 말 같은 것
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예일 대학은 트래비스 자신의 꿈이기도 했으므로 그는 대단히 분노
하였다.
폴은 곧바로 떠나 유럽의 도시 청년 사역단인 대륙 십대 도전 선교회에서 사역하였다. 아버지
와는 완전히 결별한 것 같았다. 그러나 사역지에 있는 동안 폴은 자신의 가족 관계에 치유가
필요함을 깨달았고, 어느 신실한 크리스천 부부에게 상담을 받게 되었다. 그 부부는 아버지에
게 가졌던 반역과 불순종에 대해 폴 자신이 먼저 아버지의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에서 사역을 시작한 지 8개월이 지났을 때, 폴은 크리스마스 휴가를 받아 집으로 돌아가
아버지와 화해했다. 그 무렵 하나님은 트래비에게도 일하고 계셨다. 트래비스는 폴의 태도가
달라졌음을 즉시 알아차리고서 아들이 돌아온 이튿날 이런 말을 했다. "폴, 나는 네가 처음으
로 진실로 내 말을 귀담아듣는 것을 느꼈단다." 함께 있는 동안 폴은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며
용서를 구했고, 그들 앞에는 새로운 출발을 위한 대로가 열렸다. 그 이듬해, 하나님의 도우심
이 절실히 필요했던 여러 사건들을 통해 트래비스도 주님께로 돌아왔다.
다시 한 해가 지나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 폴은 모든 식구가 주님과 함께 하는 새로운 삶에
헌신하고 세례받는 모습을 바라보는 기쁨과 축복을 누렸다. 그는 예일 대학에 복학하기까지
아버지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집에 머물러 있기로 결단했다.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 다음 달 휴일과 여름 휴가 때 그들 사이에는 새롭고도 기적적인 우정의 계기가 마련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트래비스는 폴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었다. 그들은 폭풍우, 자갈과 고기 스프,
옛노래 같은 것들에 대한 사랑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은 이제 만나면
자연스럽게 "사랑해!"라고 말하며 포옹할 수 있었다.
폴이 결혼하고 몇 달 지났을 때 트래비스가 폐암에 걸렸다는 것을 알았다. 충격적이었다. 점점
쇠약해지는 아버지를 보면서 폴 부부는 플로리다 주에 있는 그들의 집을 처분하고 부모님이 계
신 조지아 주로 옮겨 왔다. 폴은 아버지의 간병과 하시던 사업을 자신이 맡기로 결정했다.
트래비스의 생애 중 마지막 한 달은 폴에게 더없이 귀중한 기간이었다. 한 지붕 밑에 살면서
그들은 가능한 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 했다. 폴은 아버지가 병상에 누워 있는 동안 평소 애창
하던 옛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그들의 슬픔이 절정에 달했을 때 하나님은 '쓸모없던 톱밥으로 만들어진 이 관계의 걸작품'을
주심으로써 그들에게 찬란한 기쁨의 순간을 허락하셨다. 그리고 걸작품을 완성하시기 위해 그
위에 채색하는 일까지 하셨다.
어느 날, 폴은 성경을 읽다가 야곱이 임종하기 직전 자신의 아들에게 축복했다는 대목에서
눈길이 멎었다. 그는 읽던 것을 멈추고 '나도 아버지의 축복이 필요해!'라고 생각했다. 폴은
과거에 이런 일에 관해 들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버지의
축복을 받지 못한 채 아버지를 떠나시게 할 수는 없었다.
폴은 쇠약해진 아버지 곁에 성경책을 갖다 놓았다. 그는 야곱의 축복에 관한 성경 구절을 큰
소리로 읽은 다음 아버지께 축복해 달라고 부탁했다. 트래비스는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으나,
침대 옆에 무릎 꿇고 앉은 폴의 머리 위에 손을 얹고 그야말로 사력을 다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순간 트래비스의 입에서는 시와 예언의 말이 흘러나왔다. 눈물을 쏟으면서 폴은 아버
지의 축복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였는데, 특히 두 가지가 폴의 심금을 울렸다. 장차 폴의 사역이
땅 끝까지 이르게 되리라는 것과 그가 하나님의 얼굴을 뵙는다는 것이었다.
몇 주 후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보면서 폴은 아버지 곁에 어머니가 머물러 계시도록 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면서 폴은 조용히 아버지의 눈을 감겨드렸다.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나 그렇게 하여 하나님의 걸작품은 멋지게 완성되었다.
그 후 폴은 출판업을 시작했고 크리스천 잡지사 간부가 되었다. 활자를 통해 폴의 사역은 순식
간에 온 세계로 뻗어 나갔다. 아버지의 예언적인 축복이 아들의 삶에서 성취되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폴은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의 얼굴을 뵙는 복을 경험하고 있었다. 폴과 그의 아버지
트래비스가 만든 톱밥 걸작품으로 인하여, 폴이 하늘 아버지와 대화할 때면 하늘 아버지의 얼굴
은 육신의 아버지가 베풀어주신 사랑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 <하루에 한 번 자녀를 축복하라>(두란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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