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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말로 '피난처' 혹은 '은신처'란 뜻을 가진 '라브리'란, 프란시스 셰퍼
목사님 부부가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삶과 일 속에서 실증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스위스 산속에 세운 영적 공동체이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나라 강원도 황지에 있
는 '예수원'을 연상하면 된다.
셰퍼 목사님 부부는 오직 하나님의 함께 하심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원칙을 세웠다:
1. 우리는 필요한 물질을 위하여 사람을 찾아나서지 않고 오직 기도로 하나님께만
아뢴다.
2. 우리는 필요한 일꾼을 찾아나서지 않고 하나님께서 택하시고 원하시는 일꾼을
보내어 주시기를 기도한다.
3. 우리는 위원회 등을 두어 조직적으로 장래를 계획하지 않고, 다만 날마다 하나님
께서 계획하신 일들이 드러나기를 간구한다.
이와 같은 믿음으로 시작된 '라브리'인지라 만약 하나님께서 책임져 주시지 않는다
면 그야말로 산속에서 그냥 굶을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시마
다 오묘한 방법으로 먹여주시고 입혀주시고, 필요할 때마다 필요한 사람들을 보내어
주셨다.
어느날 밤 부인이 목사님께 내일 아침 먹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때까지
늘 하나님께서 책임져 주셨으므로 목사님 부부는 하나님께 기도드리고 걱정하지 않
았다.
새벽이 되었을 때 저 산 밑에서부터 여러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다. 높은 곳에서는
본래 아래 쪽의 작은 소리도 잘 들리는 법이다. 한참 지나서 몇 명의 젊은이들이
배낭과 양 손에 먹을 것을 잔뜩 지고 '라브리'에 들어섰다.
목사님은 그들이 어디서 온 청년들인지 물었다. 그들은 영국에서 왔노라고 대답했다.
오늘 이곳으로 올 계획을 언제부터 세웠느냐고 묻자 몇 달 전부터였다고 답한다. 그
들이 가져온 빵으로 조반을 준비하여 식탁에 앉았을 때 그 시간은 정확하게도 평소
에 목사님이 아침 식사를 하는 시간이었다.
그 순간 셰퍼 목사님은 감격한다. 하나님께서는 스위스의 산 속에 앉아 있는 자신의
그날 아침 식사를 제 시간에 맞추어 공궤해 주시기 위하여 저 멀리 영국에 있는 청년
들의 마음을 몇 달 전부터 감동시키시고, 때를 맞추어 그들로 하여금 런던의 히드로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게 하시고, 스위스 취리히 공항에 도착한 다음에는 버스와 도보
를 이용하게 하사 단 1초의 오차도 없이 자신의 식탁을 책임져 주셨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가 그 산 속에서 감격의 감사기도를 드렸음은 너무나 당연하지 않겠는가?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목숨이 음식보다 중하지 아니하며 몸이 의복보다 중하지 아니하냐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천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 너희 중에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나 더할
수 있느냐 또 너희가 어찌 의복을 위하여 염려하느냐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생각하여 보라 수고도 아니하고 길쌈도 아니하느니라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지우는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보냐 믿음
이 적은 자들아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
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천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할 것이요 한 날 괴로움은 그 날에 족하니라"(마태복음 6: 25-34)
- <믿음의 글들, 나의 고백>(홍성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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