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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서평 2007년 8월 31일] 팔 것이 있는 한, 광고는 사라지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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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Tungate / Kogan Page
오늘날 우리는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든 싫든 광고는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지출되고 있는 광고비는 연간 4000억 달러를 넘는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마크 턴게이트(Mark Tungate)가 최근 저술한 ‘AD LAND’는 글로벌 시각에서 광고의 발달사를 조망한 최초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황금시대(Golden Age)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과 오늘날 최고의 창의력을 발휘하는 광고 기획자들에 이르기까지 광고업계의 주요 인물들을 심층 인터뷰했다. 또 저자 자신의 폭넓은 경험을 토대로 광고의 기원을 추적하고, 경쟁과 통합을 거쳐 현재의 모습으로까지 진화해온 과정을 살피며 광고를 둘러싼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광고는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적어도 로마인들은 상품을 효과적으로 알림으로써 판매를 늘리는 방법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고대 폼페이의 유적에서 초기 형태의 광고 사례들이 발견되었다.
한 재담꾼은 그 광고들 중의 하나가 사창가를 선전하는 간판이었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선사시대의 동굴 벽화 또한 자신들의 모습이 보다 기발하게 보이도록 한 일종의 광고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광고는 팔 물건이 있고 그것들을 선전할 매개체가 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광고는 1447년 구텐베르그의 금속활자 발명 이후에 크게 발전했지만, 본격적인 광고의 역사는 산업혁명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고 매스미디어로서 신문이 등장한 19세기 중반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제1차 세계대전 때는 광고가 지원병들을 모으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돼 젊은이들에게 전쟁을 판매하는 역할을 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다음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한다.
■ 광고는 대중 문화에 어떻게 기여해왔을까?
TV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은 광고의 집중포화에 노출됐다. 이와 동시에 광고기획사들은 동기화 조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소비자들의 무의식적인 습관을 조장하고, 우리의 사고에 영향을 미쳐 구매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행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상 생활에서 특정 행동을 조장받는다. 따라서 서구의 소비자들은 광고에 대해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일본의 경우 광고에 열광하는 팬들이 많으며 특히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다른 형태의 엔터테인먼트와 구별되지 않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 닷컴 열풍은 광고업계를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1998년 미국의 50대 인터넷 광고업체들은 장래의 고객들에게 자신들의 이름을 인식시키기 위해 오프라인 광고에 4억2000만 달러를 쏟아 부었다.
닷컴 열풍은 2000년 수퍼볼 광고에서 극에 달했다. 수십 개의 닷컴 기업들이 30초짜리 광고에 수백만 달러를 지불했다. 연간 매출 580만 달러에 총 6180만 달러의 손실을 안고 있던 페츠(Pets.com)도 수퍼볼 광고를 기획했다. 투자가들은 전세계에서 즉시 접속이 가능한 온라인 시장의 환상에 젖어 있었고, 닷컴 기업들도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 없이 단지 매혹적인 비전만 있으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가들이 환상에서 깨어난 순간 닷컴 열풍은 급속하게 냉각됐고, 인터넷 광고 시장도 순식간에 쪼그라들었다.
반면 닷컴버블 붕괴라는 태풍 속에서도 강력한 콘텐트와 유익한 서비스를 보유한 닷컴들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 웹은 여전히 정보와 엔터테인먼트를 전달하는 강력한 도구다. 이제 광고업계는 온라인 광고에 대해 보다 정교하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광고를 통합 마케팅의 한 요소로 인식하고, 블로그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한 가지는 웹이 분명 광고의 등식을 영원히 바꿔 놓았다는 것이다. 이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TV 없이 살 것인가 컴퓨터 없이 살 것인가?”
■ 미래의 광고대행사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1994년 5월 에드윈 아츠(Edwin Artzt) P&G 회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광고업계는 커다란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고, 새로운 영광의 기회를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순전히 우리들 자신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의 가장 중요한 매체인 TV가 거대한 변화에 직면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수년 안에 소비자들은 광고를 볼 필요 없이 스스로 프로그램을 선택해서 보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광고업자들은 우리가 맡은 브랜드를 홍보하는 데 필요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접근을 확보하기 위해 힘겨운 노력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다국적 광고기업 BBDO의 CEO인 앤드류 로버트슨(Andrew Robertson)은 미래의 광고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은 소비자들이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그리고 볼 수밖에 없는 콘텐트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그 콘텐트를 볼 뿐 아니라 고맙게도 마우스 한 번의 클릭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그 콘텐트를 보여줄 것입니다.”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광고의 앞날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팔아야 할 무언가가 있는 한 광고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좋은 내용의 메시지가 적시에 적절한 방법으로 전달된다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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