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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전체가 슬픔에 잠기던 날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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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한 나는 아내와 딸들이 나를 데리러 차로 나올 때까지 꽤 오랜 시간을 차고 앞에
차를 세운 채 차안에 앉아 있었다. 그날 밤 나는 하루종일 참고 있던 울음을 터뜨렸다.
죽은 친구들을 생각하며 침대에서 한 시간이나 울었을 것이다. 눈을 감아도 여전히
‘챌린저호'가 보였다.
다음날, 우리는 계속해서 사고의 원인을 찾았다. 마치 그것을 찾아내면 어떻게든지 사고가
일어나기 전으로 돌아가기라도 할 것처럼 말이다. 미 항공 우주국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답
을 찾고 있었다.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던 것일까? 하루하루 날이 지나고, 해명을 하려고
하면 할수록, 그 사고의 세세한 부분이 하나하나 되새겨지면서 더욱 슬퍼졌다.
그 다음 주일에 나는 교회에서 찬송가를 부르려고 일어섰지만 눈물만 나올 뿐이었다. 모두가
나에게 손수건을 건네주었다. 그러나 여전히 나의 마음에는 평안이 없었다. 나중에 나는
아내 후아니타에게, 세상이 온통 바람에 날려 조각나 버린 것 같을 때 사람들은 보통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아내에게 말했다. “나는 모든 것을 가졌다고 생각했어.
멋진 가족이 있고, 교회에서 집사로서 섬기고, 내가 꿈꾸던 엔지니어의 직업도 가졌거든.
이런 충격은 내겐 도저히 실감이 안 나.”
거실에서 아내는 내 옆에 앉으며 나의 손을 잡았다. 나는 탁자 끝에 놓여 있던 성경을 열
어 로마서를 펼쳤다. 나는 마치 그리로 인도된 것처럼 어떤 구절이 눈에 확 띄었다.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아무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
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로마서 8장 38-39절).
이 말씀을 통해 나는 어떠한 것도 하나님께로부터 우리를 한순간도 떼어놓을 수 없다는
사실, 반드시 상기해야 할 그 사실을 떠올릴 수가 있었다.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고 한 주
두 주가 흐르는 동안 나는 계속되는 주님의 은총을 확신하며, 그 확신을 꽉 붙잡았다.
그 겨울 내내 사고 원인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끊임없는 탐색과 함께 전국적으로 애도의 조
기가 걸렸고, 새로운 사실이 발견될 때마다 그 하나 하나를 철저히 살펴 나가는 노력이 이
어졌다. 하나님과 나의 가족이 없었다면 나는 그 겨울을 무사히 넘길 수 없었으리라. 그해
초봄 어느 일요일, 우리가 사는 지역의 한 목사님이 내가 겪은 일을 자신의 교회 교인들에
게 얘기해 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 교인들이, 미 항공 우주국과 깊은 연관을 가진 우리 지역 전체를 위해서 뿐 아니
라 사고 승무원의 가족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 제의를 받아들
였다. 그들도 역시 그 비극으로 인해 힘겨워하고 있었으므로, 나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설명
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느꼈다. 적어도 나는 하나님께서 내게 알게 해주신 은총에 대
해 간증할 수가 있었다.
그날, 그들 앞에 서서 말하기 시작하는 순간, 승무원들에 대한 생생한 기억이 떠올랐다.
“우리는 해변에 앉아서 바베큐를 해 먹었습니다. 발사하기 두 주 전이었죠. 햄버거, 양배추
샐러드 그리고 케이크가 가득 쌓인 피크닉 테이블 주위로 스무 명이 넘는 사람들이 둘러섰
습니다. 우리는 파도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밤늦도록 대화하며 식사했습니다. 론 맥네어가
자기 아이들 사진을 보여 주었고, 우린 둘 다 각자 교회에서 집사라는 사실에 대해 얘기한
것이 생각납니다. 부모님들과 같이 앉아 있던 크리스타 맥올리프 양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하던 학교 여 선생님처럼 그렇게 미소짓고 있었습니다. 딕 스코비는
더할 수 없는 자신감으로 꽉 차 보였습니다. 마이크 스미스는 처음으로 우주 여행을 한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흥분하고 있었죠.”
목소리가 잠시 떨렸으나 나는 계속 말을 이었다.
“우리는 발사 전에 매번 그와 같은 야외 파티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같이 어울린
후에 집으로 차를 몰고 오면서 그 우주비행사들을 위해 조용히 기도드리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나는 발사 전 마지막 20분의 카운트다운이 어떻게 컴퓨터에 의해 편성되어졌는지를 상세히
설명해 나갔다. 그 시점에서 단 한 명의 엔지니어라도 작동을 정지시켰더라면 발사는 중지
될 수 있었다. 햇볕이 내리쬐어 기온이 39도까지 올라갔었다. 나는 무전기로 스코비와 스미
스에게 농담을 걸어 분위기를 가볍게 했다. 그러자 발사 팀 지휘관들이 보고해 왔다.
‘모든 시스템 진행합니다....
주 엔진 시동 가동합니다....
십 초 전, 구 초 전....'
나는 그 자리에 모인 모든 교인들에게 말했다. “이어서 엔진들이 굉음을 내기 시작했을 때
여러분들은 그 소리, 그 자부심, 그 모든 감동으로 인해 가슴이 세차게 두근거리는 것을 느
꼈을 것입니다.”
말을 끝낸 나는 교인들의 얼굴을 보았다. 그들의 눈에서 나 역시 흘렸던 그 눈물을 보았다.
그들의 슬픔은 나의 슬픔이었다. 우리는 챌린저호에 탑승한 이들을 잃는 상실을 함께 겪었
고, 그 상실에 관해 이야기함으로써 우리 모두가 그 비극을 더 잘 견뎌낼 수 있게 되었다.
드디어 확실하고도 사실에 입각한 증거를 찾아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에 관한 객관적이
고도 과학적인 설명은 이렇다. 인간적인 실수나 구조적인 실수 뿐 아니라 온도가 낮아 팽창
되지 않은 O링(방수가 되도록 이음매 주위를 막는데 사용하는, 합성고무나 고무와 같이 유
연한 물질로 만들어진 원형고리; 편집자 주)이 참사의 원인이었다.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문제에 대한 해답 자체가 내게 별 의미를 갖지 못했다. 이 커다란 상처에 대한 치유는 ‘챌
린저호’가 왜 폭발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실제적인 답에서가 아니라 서로서로를 통해 역
사하시는 하나님께로부터 왔던 것이다.
그후 14년 동안 나는 전국을 오가며 백 군데도 넘는 교회에서 간증을 했다. 간증을 할 때
마다 강렬한 깨달음이 매번 나를 일깨운다. 그렇게 종종 하나님께서는 말씀이나 다른 사람
들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시곤 한다. 바로, 참사가 일어난 그날, ‘챌린저 호’가 최후 비
행을 하던 73초의 순간에 그들이 어디에 있었는지,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믿음
이 어떻게 강해지게 되었는지 내게 다가와 말해 주는 그 모든 사람들을 통해서 말이다.
우리는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이러한 체험을 함께 나누었다. 그것은 불확실성의 세기에
있어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인간적인 연약함에 직면했을 때 완벽한 그
한 분에게서만 위안을 얻기 위해 방향을 돌릴 수 있었던 그런 체험 중의 하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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