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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타의 눈에 비친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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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캔필드 외 지음/박혜경 옮김/두란노/374쪽/9,800원)
그날 오후 일찍 전화가 왔다. 걱정과 두려움 속에 기다리던 순간이 결국 오자 차라리 안도감마저 느껴졌다.
메리의 통증과 고통은 마침내 끝이 났지만, 이제 그녀의 가족들은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만이 아는 슬픔을 겪게 되었다. 부모가 마음의 준비를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엄마의 죽음으로 많이 슬퍼하였다.
그러나 크리스틴만은 엄마의 죽음을 다른 아이들보다는 쉽게 받아들일 줄 알았다. 한 산타와의 특별한 만남이 있었기에... 내가 그것을 아는 이유는 그 산타가 바로 나였기 때문이다.
원래 산타 옷을 입고 이웃집들을 방문하기로 한 남편은 마지막 순간 메리네도 방문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걱정이 되었다. 당시 메리는 불치병 말기였고 아이들은 엄마의 병세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고 있었다. 남편의 걱정은 만약 그 아이들이 엄마를 낫게 해달라는 소원을 말하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평소 늘 그 가족들을 염려하던 나는 남편을 대신해서 그 해의 산타가 되기로 했다. 턱수염과 가발을 쓰고 보니 눈만 남고 얼굴이 다 가려졌다. 산타의 전형적인 웃음소리인 "하-하-하"를 몇 번 연습하고 나자 만반의 준비가 되었다.
메리네 집에 도착하자 가장 어린 케이티가 문을 열었다. 산타를 본 케이티는 휘둥그레진 눈에 수줍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케이티의 언니 크리스틴은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었고 산타 따위에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날 산타가 온다는 것도 모른 것 같았다. 거실로 안내된 후 나는 아이들에게 가까이 와서 이야기하자고 했다. 케이티는 금방 산타에 대해 긴장을 풀고 크리스마스 트리 밑에 있는 선물에 대해 신이 나서 이야기했다.
크리스틴은 조금 다가오긴 했지만 여전히 산타에 대해서는 불신하는 듯했다. 그러나 마침내 내 눈과 마주친 그애는 갑자기 흥분하기 시작했고, 얼굴에는 웃음이 퍼졌다. 어쩐 일인지 크리스틴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를 계속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크리스마스에 받고 싶은 선물을 말해 보라고 했지만 말을 못 들은 것처럼 아무 말 없이 계속 나를 쳐다보았다.
"크리스틴, 산타가 뭘 주면 좋겠니?" 내가 다시 물었다.
"아시잖아요. 엄마가 편찮으세요."
갑자기 내 심장이 고동치기 시작했다. 크리스틴의 다음 요청은 엄마가 다시 건강하게 해달라고 할 것이 분명했다.
"저 있잖아요," 크리스틴의 말이 계속되었다. "엄마가 그러시는데, 돌아가시더라도 엄마는 항상 우리 곁에 있을 거라고 하셨어요. 나는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된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엄마는 제게 비결을 하나 가르쳐 주셨어요. 엄마가 곁에 있는지 알고 싶으면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들여다보라고 하셨어요. 그러면 그 사람들의 얼굴에서 엄마를 볼 수 있을 거라고 말이에요. 그리고 엄마의 사랑을 느끼게 된다구요."
크리스틴은 잠시 쉬었다가 말을 이었다. "제가 그 말대로 시도해 봤는데 엄마 말씀대로 되지 않았어요. 동생의 얼굴을 쳐다봐도 내 눈에는 그냥 동생으로 보였고 아빠의 얼굴을 봐도 아빠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엄마에게 그 비결을 가짜라고 말할 수 없었어요. 그러면 엄마가 슬퍼하실 테니까요... 그런데, 산타! 오늘 그걸 느꼈어요. 조금 전 산타의 얼굴을 들여다봤는데 엄마의 눈길이 느껴졌어요. 엄마가 가르쳐 주신 비결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이제 알았어요. 엄마는 제 곁을 떠나지 않고 항상 저와 함께 계실 거예요. 왜냐하면 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언제나 엄마를 볼 수 있으니까요."
- 『사랑하는 가족에게 읽어 주고 싶은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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