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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뜻밖의 장소에서 만난 하나님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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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얀시 지음/채영삼 옮김/두란노/244쪽/10,000원)
우리는 칠레의 교도소 사역에 관심이 있다는 한 부유층 인사의 초대로 산티아고에서 일류급에 속하는 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도록 되어 있었다. 식탁 주변으로 국제 교도소 선교회 임원들이 둘러앉았고 그 옆으로는 지역 이사들과 몇몇 정부 관계 대표자들이 둘러앉았다.
식당의 작은 무대 위에서는 남미 동쪽에 있는 섬들의 토속적인 풍습을 주제로 한 쇼를 보여 주고 있었다. 무대는 곧, 색색의 짧은 치마를 두르고 가슴을 코코넛 껍데기로 살짝 가린 아리따운 여자들의 춤판이 되었다. 시끄러운 음악에 묻혀 우리는 말하느라 통역하느라 소리를 지르며 교도소 정책에 대해 토론하고 있었다. 이런 아이러니는 저녁 늦게까지 이어졌다.
그 다음날 론 니켈이 내게 말했다. "어떤 때는 나 자신이 출퇴근하는 사람들처럼 느껴질 때가 있네. 나는 단지 다른 사람들의 고통 속에 들어갔다가 나왔다가 할 뿐이지. 어제 아침엔 지옥 같은 감옥에서 보냈고, 저녁에는 그런 감옥을 좌지우지하는 사람들과 호화로운 식당에서 만찬을 먹어야 했으니 말이야. 이건 고문과도 같아. 매번 그런 일이 있고 나면 힘이 쭉 빠지고 혼란스러워지지. 도대체 어떻게 억압하는 자들과 억압받는 자들 모두와 손잡고 일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게 내 딜레마일세."
론은 세계 전역에서 형벌 체계의 완전한 실패를 목격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관찰이야말로 국제 교도소 선교회가 거둔 가장 위대한 소득이다. 그가 말한다.
"제가 만일 국제 교도소 선교회의 정책에 대한 책을 쓰게 된다면, 저는 그 제목을 '거룩한 전복'이라 붙이고 싶습니다. 세계의 권력자들이 거부하고 내버린 그런 죄수들과 함께 일함으로써 우리는 그들을 전복시킬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마르크스주의자들도 감옥에서는 실패했습니다. 모슬렘이나 힌두교도들도 마찬가지구요. 세속적인 인본주의는 더욱 말할 것이 없습니다. 감옥에서는 그 어떤 것도 성공한 적이 없습니다. 인간 사회는 죄수들을 눈에 안 띄는 곳에 가두어 버립니다. 당황스럽기 때문이지요. 그것은 스스로 실패했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 감옥 사역자들을 들여보냅니다. 이미 가망 없는 상황을 최소한 악화시키지는 않을 거라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전혀 뜻밖의 장소에서 하나님의 교회는 태어납니다.
그런 교회들은 아주 순수한 형태의 신약 시대 초대 교회의 모습을 갖춥니다. 예를 들면 칠레에서는 5천 개의 서로 다른 교단들과 총회들이 난무합니다. 하지만 칠레 감옥 안에서 교회란 단 하나일 뿐입니다. 감옥이라는 상황 자체가 그 모든 교단과 혈연과 계급의 차이를 없애버리는 것이지요."
한 걸음 더 나아가 론은 이런 말도 했다.
"아주 폐쇄적이어서 기독교로 개종하면 사형에 처해 버리는 그런 사회 속에서조차 감옥이란 오히려 국제 교도소 선교회가 들어가기 좋은 문호 역할을 합니다. 그런 감옥에서는 다른 아무것도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은 하는 수 없이 그리스도인들에게 도움을 구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우리는 미국의 뉴스 잡지들에서 하나님의 역사가 어떠하다는 내용을 접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보도는 교회내의 분쟁이나 논쟁이 되고 있는 문제들을 다룰 뿐이다. 유명하다는 복음 전도자들의 스캔들, 교황 방문 반대 데모 등. 그러나 풀뿌리의 수준에서, 아니 풀뿌리보다 더 낮은 수준에 있는 사회의 '쓰레기 더미' 속에서 무언가 일어나고 있다. 북아일랜드에서는 과거 테러리스트였던 사람들이, 한때 그들이 모두 죽여 버리겠다고 맹세했던 개신교도들과 나란히 성찬에 참여하고 있다. 파푸아뉴기니에서는 재판정에서 사람들을 교도소로 보내는 일에 밤낮을 보냈던 한 법관이 이제는 교도소 사역을 인도하며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죄수들을 방문하고 있다.
- 『뜻밖의 장소에서 만난 하나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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