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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동반자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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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로 접어들자, 할아버지와 나는 먼저 울타리를 새로 쳤다. 그리고 7월 12일, 할머니가
우리 곁을 떠나셨다. 나는 그날 따라 늦잠을 잤는데 할아버지께서는 굳이 나를 깨우지 않
으셨다. 8시가 다 되어서야 나는 부리나케 옷을 주워입고 주방으로 내려갔다. 의사 모건
씨가 식탁에 앉아 계셨다. 할아버지와 비슷한 연세의 모건 씨는 오래 전 은퇴하셨는데,
의사로서가 아닌 이웃으로 몇 번 다녀가셨던 적이 있었다. 나는 이내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걸 알았다. 이 아침 시간에, 너덜너덜해진 검정 가방이 그분의 발치에 있었고 할아버지는
부들부들 떨고 계셨다. 할머니께서 느닷없이 뇌졸증으로 돌아가신 것이다.
오후가 되자 우리 부모님도 오셨다. 이 낡은 집이 친지와 할아버지 친구분들로 가득 찼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장례식을 치렀다. 할아버지께서는 가능한 한 빨리 하자고 고집하셨다.
장례식 이틀 뒤, 할아버지께서는 아침 식사 시간에 통고하셨다. "이곳은 일하는 농장이다.
우린 할 일이 많아. 너희들도 돌아가 각자 자기 일을 하거라." 가족들 대부분이 이미 떠났
지만 남은 식구들도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는 할아버지식 말씀이셨다. 우리 부모님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맨 마지막으로 떠나셨다.
할아버지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당신의 슬픔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분이셨지만 우리는
모두 할아버지가 걱정되었다. 농장 일을 그만 두시라고 권해도 보았다. 부모님은 할아버지
가 너무 연로하셔서 농장에서 혼자 사시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하셨다. 하지만 할아버지께
서는 단호하게 거절하셨다. 나이드신 분이 단호하게 당신의 신념을 주장하시는 모습이 자
랑스러웠다.
남은 여름날이 흘러갔다. 할아버지와 나는 부지런히 일했다. 할아버지께서는 어딘가 달라
보이셨지만 그런 말을 입 밖에 낼 수는 없었다. 어쨌거나 다른 누군가와 함께 사시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할아버지는 농장을 뜨실 분이 아니었다. 9월, 개강일이 다가왔
지만 나는 마음 한편으로 떠나고 싶지 않아 가을 학기를 휴학하고 몇 달 더 여기에 머물러
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내가 할 일은 대학으로 돌아가는 거라며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드디어 내가 짐을 꾸려 떠날 날이 되었다. 악수를 하면서 할아버지를 꼭 껴안았다. 차를
몰고 나오면서 나는 룸미러로 할아버지를 보았다. 할아버지는 내게 손을 흔들어 주시고는
곧장 가축들 아침 점검을 하러 목장 입구로 발길을 돌리셨다. 그것이 내가 간직하고 있는
할아버지에 대한 마지막 기억이다.
바람이 사납게 몰아치던 10월 어느 날 어머니께서 학교로 전화를 하셨다. 할아버지께서 돌
아가셨다고. 이웃 어른이 커피를 같이 마시려고 그날 아침 들르셨다가 주방에 쓰러져 계신
할아버지를 발견하셨단다. 할아버지도, 할머니와 똑같이 뇌졸증으로 돌아가셨다. 그 순간,
나는 연못가에서 함께 낚시를 하던 그날 아침 할아버지께서 짝을 잃은 백조에 대해 더듬더듬
설명하려 애쓰셨던 것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 할 토랜스
<사랑과 용기를 주는 101가지 이야기>(씨앗을 뿌리는 사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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