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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의 비밀스런 선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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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열 살 때 어머니는 척수 종양으로 몸이 마비되었다. 병을 앓기 전에는 얼마나 활기차게 사셨던지, 어머니의 생활을 보고 놀라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당시 나는 어린아이였지만, 어머니의 능력과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하지만 서른 한 살의 나이에 어머니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리고 나의 삶도 변했다. 어머니는 하룻밤 사이에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신세가 되었고 종양이 어머니를 옴짝달싹못하게 했지만, 당시 나는 너무 어려서 그 병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어머니가 다시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뜻이라는 것도 몰랐다.
그러나 지금도 내 마음속에 간직된 어머니의 이미지는 몸이 마비되기 전의 활달한 모습이다. 늘 쾌활하고 재미있게 사셨던 분. 전채 요리 한 가지를 준비하는 데 몇 시간이나 들이기도 하고, 정원의 꽃을 꺾어서 집 안 여기저기를 장식하기도 했다. 유행가를 흥얼거리면서 가구를 재배치해 친구들이 춤출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사실 춤추기를 제일 좋아한 사람은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나는 어머니가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분이라고 믿었다. 테니스든, 바느질이든, 사진 촬영이든, 글쓰기든, 요리든, 뭐든 잘하는 분이 어머니였다. 몸이 마비된 후로 그런 일은 전혀 할 수 없지만, 어머니는 그 열정을 다른 일에 쏟기 시작했다. 나는 어머니를 보살피기 시작했다. 전에는 늘 어머니의 보살핌을 받았지만 이제 내 손으로 머리 빗는 법을 익혔고, 어머니의 머리도 손질해 드렸다. 그리고 휠체어에 탄 어머니에게서 부엌살림도 배웠다. 어머니는 당근과 감자의 껍질을 벗기는 법이며, 쇠고기에 마늘을 문지르고 소금과 버터를 발라서 쇠고기 구이를 맛있게 하는 비법까지 가르쳐주었다.
처음 지팡이 이야기가 나왔을 때, 나는 "예쁜 엄마가 지팡이를 짚는 게 싫어요"라며 반대했다. 그러자 어머니는 말했다. "엄마랑 걷지 못하는 것보다 지팡이를 짚고라도 우리가 나란히 걷는 게 더 좋지 않을까?"
물리치료를 받게 되면서 어머니는 전기 타자기를 썼고, 파워핸들과 브레이크 기능이 장착된 자동차로 운전했다. 또 대학에 다시 다니면서 특수 교육 분야에서 석사 학위도 취득했다. 어머니는 장애인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웠고, 마침내 '장애인'이라는 봉사 단체를 결성했다. 어느 날 어머니는 사전에 아무 말도 없이 나와 남동생을 '장애인' 모임에 데려갔다. 갖가지 장애를 앓는 수많은 장애인들을 생전 처음 보았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나는 말없이 우리가 얼마나 운이 좋은가 하고 생각했다. 그 후에도 어머니는 그 모임에 우리를 자주 데려갔고, 그 결과 우리는 지체 장애인을 봐도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다. 아버지께서도 어머니의 활동에 사랑과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후 내가 어른이 되어 교도소에서 교정 업무를 하게 되자, 어머니는 수감자들을 돌보는 일에 관심을 가졌다. 어머니는 교도소에 전화해서 수감자들에게 창의력 넘치는 글쓰기를 가르치겠다고 자원했다. 어머니가 교도소에 갈 때마다 수감자들이 그 주위에 모여들던 광경이 눈앞에 선하다. 어린 시절의 나처럼 다들 어머니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세월이 흘러 교도소 나들이를 못하게 되었을 때도, 어머니는 몇몇 수감자와 편지를 주고받았다.
어느 날, 어머니는 내게 웨이먼이라는 수감자에게 편지를 부쳐달라고 부탁했다. 부치기에 앞서 편지 내용을 읽어봐도 되겠느냐고 물었더니, 어머니는 그러라고 했다. 그때만 해도 나는 그 편지를 통해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편지 내용은 이랬다.
웨이먼에게
당신으로부터 편지를 받은 후 내가 자주 당신 생각을 한다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군요. 철창 안에 갇혀 있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런 일인지, 당신의 편지를 통해 알고 마음이 당신에게 쏠립니다. 하지만 감옥에 갇히는 것이 어떤지 내가 상상하지 못할 거라는 당신의 편지를 읽으면서, 그 생각이 틀렸다는 말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웨이먼, 자유에는 여러 종류가 있어요. 또 감옥에도 여러 종류가 있답니다. 때때로 우리는 스스로를 감옥살이시키기도 하지요.
서른한 살의 나이에 어느 날 깨어 보니, 전신 마비가 되어 있더군요. 덫에 걸린 기분이었어요. 몸에 갇혀 있게 되었다는 느낌에 가슴이 답답했지요. 이제 이 몸으로는 초원을 달릴 수도, 춤을 출 수도, 내 아이들들 품에 안아볼 수도 없게 된 겁니다.
오랫동안 누워서 나의 처지에 적응하려 안간힘을 썼어요.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썼지요. 그리고 나 자신에게 물었어요. 이런 상황에서도 인생은 과연 살 만한 것인지. 아니면 죽는 게 더 나을지. 내가 갇혀 있다고 생각한 것은, 인생의 중요한 것을 모두 잃어버린 것 같았기 때문이었지요. 절망적이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내게는 선택의 여지가 있다. 내게는 그것들 중 선택할 자유가 있다. 내 아이들을 볼 때 다시 미소 지을 것인가, 아니면 울 것인가? 하나님께 불평을 터뜨릴 것인가, 아니면 신앙심을 강하게 해달라고 기도할 것인가?’
나는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열심히 노력하기로 결심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성심을 다해 살고, 겉으로는 부정적으로 보이는 경험을 긍정적인 경험으로 바꿀 방법을 찾기로 했죠. 그리고 정신과 영혼의 경계를 넓히는 것으로 육체의 한계를 초월하기로 결심했어요. 나는 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모범이 되는 길을 선택할 수도 있고, 그냥 시들시들하다가 몸과 마음이 병들어 죽을 수도 있었지요.
웨이먼, 자유에는 여러 종류가 있어요. 우리는 한 가지 자유를 잃게 되면 다른 것을 찾아야 해요. 당신과 나는 좋은 책을 선택할 자유를 갖는 축복을 받았잖아요. 어떤 것을 읽고 어떤 것을 읽지 않을지 우리 자신이 선택할 수 있어요. 누군가의 말처럼 당신은 창살을 바라볼 수도 있고, 그 창살을 통해 별을 바라볼 수도 있어요. 나이 어린 수감자들에게 모범이 될 수도 있고, 말썽꾼 무리에 끼일 수도 있어요. 그리고 하나님의 뜻을 알려고 노력할 수도 있고, 하나님께 등을 돌릴 수도 있죠.
웨이먼, 우린 어느 정도는 이런 것을 함께하고 있답니다.
웨이먼에게 보내는 어머니의 편지를 다 읽을 즈음, 나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앞이 흐릿해졌다. 생전 처음으로 어머니를 더 똑똑히 보게 되었다. 그리고 어머니를 이해하게 되었다.
- 잭 캔필드 저<쓰러지지 않는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해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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