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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토식 기업의 성공비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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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심각한 경기 침체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IMF 시기보다 더 힘든 상황이라며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를 극복하고 성장을 지속하는 기업들이 있게 마련이다. 일본 역시 불황을 지나오는 과거 10년 동안 개인과 기업 모두 커다란 고통을 겪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교토식 기업들은 오랜 불황도 아랑곳하지 않고 착실하게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룩해왔다. 과연 그 비결은 무엇일까.
교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인 스에마쓰 지히로가 저술한 『교토식 경영』은 암울한 불황의 터널 속에서도 특유의 경영전략으로 성장을 지속해오고 있는 교토식 기업들의 성공 비결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교토 지역의 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후 이들 기업의 혁신적인 경영 방식을 밝혀내고 이를 ‘교토식 경영’이라 이름 붙였다. 저자는 교토 기업의 주요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첫째, 전략적 측면에서는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 분야에 경영자원을 집중하고, 창의성을 발휘하여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세계시장에 적극 진출하며, 고객 중시 경영을 한다. 둘째, 조직적인 면에서는 창업자인 오너에 의해 기업 비전이 분명히 제시되고 대기업 계열에 속하지 않아 독립성이 높다. 셋째, 재무적인 면에서는 시장이나 엔젤펀드로부터 직접 자금을 조달하며 현금흐름을 중시하고 판매증대보다 비용구조를 철저하게 의식하여 이익을 확보한다.
저자는 이러한 교토식 기업의 주요 특징 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네트워크 외부성을 활용한 ‘개방적 수평분업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개방적 수평분업 전략에서 ‘개방적’이란 ‘기업간 관계’와 ‘제품의 사양’에 있어서 개방화를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개방화에 의해 많은 기업과 개인이 참가할 경우 경쟁이 격화되고 그 결과로 가격은 내려가고 제품 성능은 향상된다. 또 하나의 키워드인 ‘수평’은 ‘수직’의 반대 개념이다. 수직이란 제조부터 모든 부품과 조립까지 자사그룹이나 계열 회사에서 일괄적으로 담당하는 수직통합의 개념으로 기존의 일본 기업들은 계열 중심의 수직 거래를 지향해왔다. 모든 업무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이러한 수직통합은 전문성과 효율성 면에서 득이 되지 않는다. 반면 개방적인 기업 관계에서는 기업이 자사의 기술이나 제품을 계열이나 그룹을 초월하여 전 세계 기업에 공급한다. 오늘날의 글로벌 경제에서는 품질, 납기, 비용 등에서 가장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시장을 제패한다.
종래 일본 기업의 성공모델은 최종 제품의 제조 및 판매에 진출해 규모를 키워 기업의 신용을 쌓은 뒤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교토식 기업은 한 분야에 집중 특화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사업을 확대할 경우에도 자신이 가진 강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영역을 선택한다. 또한 회사의 지명도를 높일 수 있는 최종 제품 시장 진출에 대한 유혹을 끝까지 뿌리치면서 부품, 혹은 특정 생산기술 영역에 머무른다. 그러면서 특정 기업과의 관계를 고집하지 않고 전 세계 모든 기업과 거래한다. 이처럼 한 영역에서 궁극을 추구하며, 하나의 특정 기업이 아니라 모든 기업과의 거래를 진척시켜 그것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최첨단 비즈니스 모델을 일본에서 가장 빨리 채용하고 성공시킨 것이 바로 교토식 기업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부품을 생산하던 중소기업들이 자신의 강점을 특화하고 발전시켜 나가지 못하고 무리하게 최종 제품 분야로 진출하여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된 경우를 자주 보아왔다. 자신의 강점에 집중함으로써 자신의 위치를 명확히 하고 전 세계 모든 기업들을 고객으로 만든 교토식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이 불황을 극복하고 지속 성장의 길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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