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도서관
전체도서목록 신간도서목록 광명시도서관 바로가기
도서요약본 오디오북 북세미나 오디오강연 어학클리닉 어린이도서관
인포북 전자도서관 인포북 가슴이 따뜻한 이야기
사랑하는 가족에게 책에서 만나는 건강정보 서평칼럼 책속의 여행정보 가슴이 따뜻한 이야기
남을 돕는 법
 
 
(블레인 스미스 지음/두란노/200쪽/7,500원)

늦은 저녁이었다. 작은아들 네이트가 친구와 그날 밤을 같이 지내도 좋은지 물어 왔다. 나는 흔쾌히 허락하고 늦은 시간이라 열네 살 난 아들을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친구의 집까지 태워다 주었다. 그런데 아이를 내려놓고 돌아오는 길에 내가 운전하던 포드 밴의 엔진이 푸드덕푸드덕 소리를 내더니 꺼지면서 차가 멈춰 서는 것이었다. 다시 시동이 걸리지 않는 바람에, 나는 어느 언덕 기슭의 한 정류소에 간신히 차를 세운 후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아내는 나를 태우러 오겠다고 말하다가 갑자기 생각난 듯 한숨을 내쉬더니, 저녁에 큰아들 벤이 엄마 차를 빌려 타고 나갔다고 했다. 아내는 벤이 어디에 있는지 전화로 알아볼 테니 잠깐 그 자리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몇 분 후 아내는 벤의 친구들 중 아무도 그애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하면서, 하지만 좋은 소식이 있다고 말했다. 벤의 친구 아버지인 짐이 자원해 나를 태우러 오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곧 도움이 오겠거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과 동시에, 짐에게 폐를 끼쳤다는 생각에 갑자기 곤혹스러워졌다. 그는 친한 이웃도 아니었고, 그때 시각이 밤 11시를 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얼마 전 일곱 살 난 아들을 심장 질환으로 잃은 상태였다. 어쨌든 나는 이웃을 성가시게 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짐이 이미 집을 나섰기에, 그의 호의를 받아들이는 것 외에 달리 선택할 방법이 없었다.

나는 큰길가로 나와 그가 오기를 기다렸다. 짙은 안개가 깔려 있었기 때문에 몇 미터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과연 제대로 길을 찾아올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이때쯤이면 그도 의기소침해져 괜히 도와주겠다고 나선 것을 후회하지 않을지 염려되었다.

마침내 자정이 조금 지나 짐이 도착했다. 그는 차 문을 열어주면서 따스한 악수와 친절한 미소로 인사를 건넸다. 나는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하고 폐를 끼친 데 대해 정중히 사과했다. 하지만 짐은 오히려 도움을 주게 되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의 태도에서 그것이 진심임을 알 수 있었다. 짐의 차를 타고 내 차가 서 있는 곳까지 갔다. 그런데 다시 작동해 보니 희한하게도 시동이 걸리는 것이었다. 짐이 뒤에서 따라오기로 하고 나는 집을 향해 차를 운전했다.

그런데 큰길로 나왔을 때, 불행히도 내 차는 다시 힘을 잃고 멈춰 섰으며 엔진은 완전히 꺼져버렸다. 조금만 더 가면 주차 구역으로 차를 댈 수 있었을 텐데, 꼼짝없이 도로의 갓길에 설 수밖에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나는 짐의 카폰을 빌려 도로 구난 서비스를 요청했다. 이것은 결코 작은 호의가 아니었다. 그 당시 이동 전화의 통화 요금은 매우 비쌌던 것이다.

깊은 밤에 안개가 짙게 깔려 있어 견인차가 오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나는 짐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제서야 나는 조용한 이웃으로만 알고 있던 짐이 워싱턴 어느 큰 협회의 대표이며 여행하는 일이 매우 잦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가 한 시간 거리의 직장에 출근하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오밤중에 그를 불러낸 것이 여간 신경 쓰이지 않았다.

드디어 새벽 1시가 다 되어 견인차가 도착했다. 견인차는 고장 난 밴을 끌고 차량 정비소로 향했고, 짐과 나는 그 뒤를 따랐다. 견인차 운전자가 신용카드를 받지 않으려 하자, 짐이 현금 50달러를 건네주며 견인료를 지불했다. 그리고 나를 집에까지 태워다 주었다. 나를 태우러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집에 내려줄 때도 그는 여전히 명랑하고 쾌활했다. 내 개인 문제로 수면 시간을 많이 빼앗겼지만 불쾌한 기색을 전혀 나타내지 않았다.

다음 날 저녁, 나는 감사의 표시로 선물을 전하기 위해 짐의 집에 들렀다가, 그가 그처럼 행복한 친절을 베풀게 된 연유를 소상히 듣게 되었다. 설명에 따르면, 그날 밤 나를 태우러 오기 전에 그와 아내는 인근으로 산책을 나갔다고 한다. 그때 이웃 사람이 아들을 잃고 어떻게 지내느냐고 묻는 바람에 그들의 한가한 기분은 일시에 깨지고 말았다. 이어 감상적 대화가 뒤따르고 그들은 깊은 상념에 잠기며 죽은 아들을 몹시 그리워했다.

짐은 내게 말했다. "깊은 비애를 느끼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인생이 내게 비열한 펀치를 한 방 날렸다고 확신했죠. 한동안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군요. 당신 아내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을 때, 그렇게 절망감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당신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자 나는 홀연히 마법에서 깨어났고, 죽은 내 아들이 내게 다가와 '어서 가서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짐의 말이 글자 그대로 죽은 아들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확실한 것은, 아내의 전화가 그에게 놀라운 치유 효과를 가져다주었다는 점이다. 그는 스스로 불행함을 느끼고 싶지 않았으나 자기 연민의 관성에 갇혀 꼼짝할 수 없었다. 그때 남을 위해 건설적인 일을 할 수 있게 되자, 그의 에너지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스티븐 코비가 말하는 이른바 '패러다임 쉬프트'의 아주 적절한 예다. 목적 의식과 행복감을 다시 찾은 것에 비하면, 안개가 짙게 깔린 지방 도로를 운전하면서 몇 시간의 잠을 잃은 것은 하찮은 대가에 불과했다. 내가 짐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몹시 염려하는 동안, 실상은 정반대의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우리 부부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알림으로써 짐을 도와주었던 것이다.

우리가 도움 청하기를 꺼려하는 태도의 근저에는 좋지 않은 자존심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는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과 자력에 의해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자존심을 접고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해도, 거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임이 일어나 도움을 청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도움 요청을 꺼려할 때 상대편 사람들은 우리를 돕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면 이런 사실을 결코 알 수 없다. 때로 이러한 도움 요청의 결과는 아주 놀랍게 나타나며, 우리를 돕는 당사자에게 꼭 필요한 새로운 경험이나 인격적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것이다.

-『하나님에게는 비밀이 있다』중에서
번호 | 제목 | 일자
253 가족이 있어 내 인생은 감히 성공한 인생이다 2006년 03월 23일
252 사람은 버리는 게 아니잖아요 2006년 02월 20일
251 하나를 위한 모두, 그리고 모두를 위한 하나 2006년 01월 25일
250 만장일치 2005년 12월 26일
249 또 한번의 크리스마스 2005년 11월 28일
248 하나를 주고 둘을 얻은 사람들의 이야기 2005년 10월 24일
247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2005년 09월 26일
246 용기는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전염시키는 것이다 2005년 09월 26일
245 남을 돕는 법 2005년 07월 25일
244 한 바구니에 가득한 문제들 2005년 07월 20일
 
맨 처음으로 이전 10개 1 2 3 4 5 6 7 8 9 10 다음 10개 맨 마지막으로
 
  • 문화도시락
  • 베스트상품권
  • 문화사랑쿠폰
  • 북티켓
  • 한국독서능력검정 신청
  • 시스템 정기 점검시간 매주 금요일 낮 12:00~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