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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내려오기
 
 
여행을 떠나는 사람에게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인생의 마지막 여행길을 눈앞에 둔 분들도 최후의 마무리 과정에서 심리적이고 육체적인 고통을 온전히 통과하고 떠나야 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처음 “당신은 암입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참으로 그 말이 낯설게 들릴 것입니다. 그러나 그 말 자체가 삶을 좌절과 절망으로 이끌지 못하도록 그 낯선 말을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이 준비 과정에서 우리는 어떻게 그 두려움을 극복해낼 수 있을까요? 두려움을 느끼지만 그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습니까? 한참 울고 나서 다시 용기와 결단과 믿음을 가지고 현실을 직면할 수 있겠습니까?

나는 한 사람을 기억합니다. 월터 페이턴 씨는 시카고 베어스팀의 쿼터백으로서 뛰어난 능력과 좋은 성격으로 미식축구 역사의 한 장을 기록한 사람입니다. 그의 몸무게는 91㎏이어서 그에게 한번 걸렸다 하면 도저히 뚫고 지나갈 수 없는 선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모든 미식축구 팬들의 영웅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은퇴 후 심각한 상태의 간경화증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됩니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자신의 두려움에 대해 솔직히 말하고는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지옥에 온 기분입니다. 솔직히 나는 두렵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하겠습니까? 나로서는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제 내 삶은 하나님의 손에, 또 의사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이후 그는 또 한 번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무섭고 떨리기는 하지만, 죽기 전까지 항상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기로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나에게 가능한 만큼만 건강하게 지내려고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나는 무엇이든지 다 합니다. 구부리고 마룻바닥 걸레질도 하지요. 나는 이런 내가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기억나는 또 한 사람은 내가 호스피스로 일할 때 만났던 프랭크 씨입니다. 그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키가 훌쩍 크고 마른 전형적인 노신사였습니다. 언제나 나지막한 목소리로 부드럽고 차근차근 이야기하곤 했지요. 그는 우리 호스피스들과 친한 사이로, 간호사가 약을 주러 오거나 혈압을 재러 올 때마다 재미있는 농담을 했습니다. 그러나 호스피스가 죽어감에 관한 진지한 이야기들, 특히 두려움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려고 할 때면 무시해버리고 농담으로 받아넘기곤 했습니다. 그는 어떻게든 죽음이라는 화제를 피해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간호사는 프랭크 씨가 온몸을 떨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갑자기 뭔가 혼돈 속에 빠진 표정으로 침대를 마구 때리면서 도와달라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간호사는 어디가 아프냐고, 약이 필요하냐고 물었지만 그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계속 고통으로 몸부림쳤습니다. 그때 다른 간호사가 와서 통증 약은 이미 투여했기 때문에 아마도 정신적인 괴로움일 것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담당 호스피스는 그의 머리맡에 앉아서 성경의 시편 23편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

그러자 그는 긴장이 풀리는지 팔과 다리를 쭉 늘어뜨렸으나, 그래도 눈을 꽉 감고 파리해진 입술을 떨고 있었습니다. 호스피스는 계속해서 시편을 읽어나갔습니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그 부분까지 읽었을 때, 그는 몸을 떠는 것을 멈추고, 갑자기 눈을 뜨고는 그 다음 구절을 힘 있게 외쳤습니다. “해 받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그러고는 다시 머리를 베개 위로 놓고 편안히 쉬기 시작했습니다. 숨소리가 평온해졌고 맥박도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그는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두었습니다. 가족들은 호스피스가 그에게 시편 23편을 읽어 주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계속 그 구절을 외우면서, 프랭크 씨의 영혼도 달래고 자신들의 슬픈 마음도 달랬습니다.

시인 타고르는 말했습니다. "죽음이란 빛을 끄는 것이 아니라, 단지 등불을 꺼버리는 것이다. 왜냐하면 날이 밝고 해가 떴기 때문이다.” 그렇습니다. 지구상의 집에서 진짜 고향인 천국의 집으로 가는 여행이 그와 같을 것입니다.

- 『행복하게 내려오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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