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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때 함께해야 할 것과 혼자 해야 할 것
 
 
너무 밀착적인 커플로만 진화해왔다면, 홀로 서는 일이 퇴화된다! 생물 시간에 퇴화와 진화를 배운 적이 있다면, 이 말에 공감하리라. 인간은 누구나 개별적 자아를 가진 존재지만, 가끔 이 사실을 잊을 때가 있다. 사랑하는 사이의 ‘밀착감’ 때문이다. 기분 좋은 밀착감에 몸을 맡기고 있다가 문득 푹신한 상대가 사라져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유명 영화배우 폴 뉴먼과 조안 우드워드는 1958년 결혼한 이래 50년을 함께 살았다. 이혼과 스캔들로 넘쳐나는 할리우드에서 50년을 해로한 것도 특별하지만, 그들의 생활 방식도 별났다. 둘은 사치스러운 생활을 좋아하지 않아서 시골에 은둔하며 미국의 전형적인 중산층처럼 살았다. 특히 조안의 경우는 배우 활동까지 거의 접고 요리를 하거나 옷을 짓기도 하면서 집안일과 아이 셋을 돌보는 데 열중했다. 그러나 평범한 삶에 집중하면서도 그녀는 배우로서, 여자로서 자아를 잃지 않으려 애썼다.

다시 배우로 돌아온 그녀를 위해 폴 뉴먼은 메가폰을 잡았다. 뿐만 아니라 제작까지 했다. 그렇게 해서 만든 영화가 <레이첼, 레이첼>이다. 이 영화를 통해 폴 뉴먼은 감독으로 멋진 데뷔를 했다. 그해 뉴욕 영화비평가 협회는 폴 뉴먼을 최우수 감독으로, 조안을 최우수 영화배우로 선정했으며, 둘은 아카데미 최우수 영화상과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했다.

그러나 이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레이첼, 레이첼> 성공 이후 만든 영화 <영광이여, 영원히>가 문제였다. 이 영화는 모터 레이싱 사이코드라마로, 폴 뉴먼은 이 영화에서 레이서이자 바람둥이인 프랭크 카푸아 역을 맡았다. 그는 곧 레이싱 학교에 등록해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상당한 경지에 도달한 그는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레이스 연기를 했다. 이후로도 그는 스피드에 매료됐고, 현실 속에서도 레이싱광이 되었다. 그의 나이 마흔네 살 때였다.

그러나 폴 뉴먼의 레이싱은 아내 조안을 힘들게 했다. 그가 자동차 경주에 나갈 때마다 조안은 다시는 그를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다. 게다가 폴 뉴먼의 전처 자식이었던 스콧이 약물 남용으로 사망하면서 조안의 고통은 더해 갔다. 아들이 약물 남용으로 죽었으니 한때 알코올 중독이었던 폴 뉴먼의 마음이 어땠을지, 그 마음으로 경주용 차를 모는 남편을 지켜보는 조안의 마음이 어땠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녀는 어느 날 폴 뉴먼이 시속 140마일로 달려 그대로 저세상으로 갈까봐 초조했다. 그녀는 폴 뉴먼을 예전의 방식, 전원에서 한가한 삶을 사는 방식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폴 뉴먼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다. 둘은 충돌했다. 밖으로 튕겨나가려는 폴과 다시 예전 방식으로 끌어들이려는 조안의 당기는 힘은 팽팽했다. 한때 조안은 밖에서는 우아한 배우였지만, 집안에서는 그녀의 말대로 ‘괴수’로 변했다.

그러다 문득 조안은 깨달았다. 더 이상 폴과 함께 예전처럼 이인삼각으로 편안하게 걷거나 달릴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이 홀로 서는 일에 스스로 낯설어 하고, 일정 부분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그녀는 다시 자신의 튼튼한 두 다리를 기억해냈다. 그리고 폴과 연결된 끈을 아주 느슨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걸어갔다. 끈이 거치적거리지 않을 만큼. 그녀는 발레에 눈을 돌렸다. 비록 발레리나가 될 나이는 아니었으나, 발레단의 이사로, 재정 후원자로 자신만의 생활을 찾은 것이다.

그러자 이번엔 폴 뉴먼이 느슨해진 끈을 조금 당겼다. 마침 이 무렵 자동차 경주 중 몇 번의 심각한 사고를 겪은 폴 뉴먼은 자신의 스피드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결국 둘은 서로 합의할 수 있는 선에서 발레와 자동차 경주를 함께 즐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콧의 죽음으로 크게 상심한 폴을 위해 조안은 약물 중독자의 치료를 돕는 기부 사업을 제안했고, 폴은 죽은 아들의 이름을 딴 ‘스콧 뉴먼 센터’를 설립한다. 스콧이 죽은 지 2년 뒤인 1980년이었다. 이후 유기농 식품 회사인 ‘뉴먼즈 오운’을 설립하고, 그 수익금 전액으로 다시 ‘홀 인더 월갱 캠프’를 설립하여 난치병 어린이를 치료한다. 둘은 자선 사업으로 이인삼각의 끈을 다시 조인다.

아무리 사랑해도 늘 광풍이 이는 할리우드에서 50년을 해로한 일은 분명 쉬운 것이 아니다. 폴 뉴먼은 자선사업을 하면서 “행운을 타고난 사람들은 불운한 사람들을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가 누린 진정한 행운은 기부를 할 수 있는 경제력 보다는 사랑하는 사람과 이인삼각으로 오래도록 걸을 수 있었던 것이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인삼각으로 함께 삶을 꾸려간다. 문제는 나에게는 너무 긴 끈이 상대에게는 너무 짧아서 답답할 때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그 끈의 길이는 끊임없이 조절해야 한다. 그리고 서로 미치도록 갈망하여 그 끈을 자꾸 더 짧게, 짧게 하더라도 자신의 다리가 두 개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사람의 다리는 두 개다.

- 『오늘밤 주제는 사랑』
(이명인 지음 / 예담 / 11,000원 / 2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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